『천부경(天符經)』·『팔리훈(八理訓)』·『신사기(神事記)』와 더불어 대종교의 계시경전(啓示經典)으로,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여기는 보경(寶經)이다. 특히 『삼일신고』의 ‘三一’은 삼신일체(三神一體)·삼진귀일(三眞歸一)이라는 이치(理致)를 뜻하고, ‘신고(神誥)’는 ‘신(神)의 신명(神明)한 글로 하신 말씀’을 뜻한다.
따라서 삼일신고는 삼신일체, 즉 신도(神道)의 차원에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구현하고, 삼진귀일 즉 인도(人道)의 차원에서 성통공완(性通功完)의 공덕을 쌓아 지상천궁(地上天宮)을 세우는 가르침을 한배검[神]이 분명하게 글로 남겨 전한 말이라는 뜻이 된다.
이 책이 전하여진 경위는 다음과 같다. 1906년 1월 24일 오후 11시, 당시 구국운동으로 동분서주하던 나철(羅喆)이 일본에서 귀국, 서대문역에 도착하여 세종로 방향으로 걸어갈 때, 한 노인이 급히 다가와서, “그대가 나철이 아닌가?” 하고 묻고, “나의 보명은 백전(伯佺)이요 호는 두암(頭巖)이며 나이는 90인데, 백두산에 계신 백봉신형(白峯神兄)의 명을 받고 공(公)에게 이것을 전하러 왔노라.” 하면서 백지에 싼 것을 주고 총총히 가버렸다.
나중에 풀어보니 『삼일신고』와 『신사기』가 한 권씩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의 본문 앞에는 발해국 고왕(高王)의 ‘어제삼일신고찬문(御製三一神誥贊文)’이 있다.
또 그 앞에 어제(御弟)인 대야발(大野勃)의 ‘삼일신고서(三一神誥序)’가 있으며, 본문 뒤에는 고구려 개국공신인 마의극재사(麻衣克再思)의 ‘삼일신고독법(三一神誥讀法)’이 있고, 끝으로 특히 발해국 문왕(文王)의 ‘삼일신고봉장기(三一神誥奉藏記)’가 붙어 있다.
여기에는 삼일신고가 전해진 경위와 유실(遺失)되지 않도록 문왕이 각별히 노력한 경위가 실려 있다. 이들 내용 가운데 발해국 문왕까지 이 경전이 전해진 경위가 밝혀져 있고, 그 뒤에 대종교까지 전하여진 경위는 백두산의 백봉과 백전 등 32인이 1904년 10월 3일에 발표했다는 ‘단군교포명서(檀君敎佈明書)’에 밝혀져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 책은 한배검이 홍익인간·광명이세(光明理世)의 큰 이념으로 팽우(彭虞)에게 명하여 그 가르침을 받게 하고, 고시(高矢)는 동해가에서 청석(靑石)을 캐어 오고, 신지(神誌)는 그 돌에 고문(古文)으로 새겨 전하니, 이것이 이 책의 고문석본(古文石本)이다. 그 뒤 부여조의 법학자 왕수긍(王受兢)이 은문(殷文)으로 단목(檀木)에 새겨 읽게 하니, 이것을 은문단본(殷文檀本)이라 한다.
후대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전화로 없어졌는데, 고구려 때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 전하여져서, 발해국 문왕이 조부인 태조 고왕의 찬문과 대야발의 서문과 극재사의 독법 등을 엮고, 자신의 봉장기를 덧붙여서 어찬진본(御贊珍本)을 만들었다.
문왕은 전대에 석본과 단본이 모두 유실되어 후세에 전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겨, 대흥(大興) 3년 15일 백두산 보본단(報本壇) 석실(石室) 안에 비장(秘藏:숨겨서 소중히 간직함)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비장된 지 1,300여 년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있다가 백두산에서 수도하던 백봉신사가 10년을 도천(禱天)하고 한배검의 묵시(默示)를 받아 찾아낸 다음, 뒤에 대종교 초대교주가 될 나철에게 비전하게 되었다고 전하여진다.
이 책은 366자의 한자로 쓰여졌으며, 「천훈(天訓)」·「신훈(神訓)」·「천궁훈(天宮訓)」·「세계훈(世界訓)」·「진리훈(眞理訓)」의 오훈(五訓)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훈(天訓)」에서는, ‘천(天)’에 대한 무가명성(無可名性)·무형질성(無形質性)·무시종성(無始終性)·무위치성(無位置性) 등 무한성(無限性)을 전제함으로써 천체의 지대(至大)함과 천리(天理)의 지명(之明)함, 천도(天道)의 무궁함을 36자로 가르치고 있다.
종교적인 우주관과 절대성의 개념이 명백하게 밝혀져 있어, 신도(神道)의 달통무애(達通無碍)함을 설명하는 바탕이 된다.
「신훈(神訓)」에서는 무상위(無上位)인 ‘신(神)’이 대덕(大德)·대혜(大慧)·대력(大力)이라는 삼대권능(三大權能)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고 다스림에 조금도 허술하거나 빠짐이 없으며, 인간이 진성(眞性)으로 구하면 머리 속에 항상 내려와 자리한다는 내용이다.
유일무이하고 전지전능한 절대신임을 밝혔고, 동시에 신인합일(神人合一)이라는 달통무애함이 인간의 신앙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의의를 가지게 한다.
「천궁훈(天宮訓)」에서는 신교(神敎)에 따라 성통공완, 즉 반망귀진(返妄歸眞:헛된 마음을 돌이켜 참된 성품으로 돌아옴)하는 수행을 쌓아 진성(眞性)과 통하고, 366가지의 모든 인간사(人間事)에 공덕(功德)을 이룬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 천궁(天宮)이다. 여기는 한배검이 여러 신장(神將)과 철인(嚞人:嚞은 哲의 古字)을 거느리고 있는 곳이며, 길상(吉祥)과 광명과 아울러 영원한 쾌락이 있는 곳이다.
인생이 마지막 찾아야 할 희망처가 천궁이며, 신교가 단순한 기복형(祈福型)의 신앙이 아니고 힘든 수도를 전제로 한 구도형(求道型)의 신앙이 바탕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성통공완이란 반드시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는 것이 아니요 현세적으로도 가능하며, 뿐만 아니라 이것이 더욱 바람직한 것이다.
실제로 천궁훈의 주해에, “천궁은 천상(天上)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상에도 있는 것이니 태백산(지금의 백두산) 남북이 신국(神國)이며, 산상(山上)의 신강처(神降處)가 천궁이다. 또한 사람에게도 있으니 몸이 신국이요, 뇌(腦)가 천궁이다. 그래서 삼천궁(三天宮)은 하나이다.”라고 하여, 신인합일적이요 삼이일적(三而一的)인 천궁설(天宮說)을 설명하고 있어, 단순한 내세관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훈(世界訓)」에서는 우주창조의 과정을 설명한다. 우주전체에 관한 내용과 지구 자체에 관한 내용으로 나누어 말하고 있다. 즉, “눈앞에 보이는 별들은 무수히 많고 크기와 밝기와 고락이 같지 않다. 신(神)이 모든 세계를 창조하고 일세계(日世界)를 맡은 사자(使者)를 시켜 700세계를 다스리게 하였다.”는 내용과 “지구가 큰 듯하지만 하나의 둥근 덩어리이며, 땅 속의 불[中火]이 울려서 바다가 육지로 되었다. 신이 기(氣)를 불어 둘러싸고 태양의 빛과 더움으로 동식물을 비롯한 만물을 번식하게 하였다.”는 내용인데, 뒤의 부분은 현대과학적인 안목으로도 설득력이 있어 관심을 끌게 한다.
「진리훈(眞理訓)」에서는, 사람이 수행하여 반망귀진하고 성통공완에 이르는 가르침이 주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신앙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천부경』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사람은 삼망(三妄)인 심(心)·기(氣)·신(身)에서 벗어나 본래적인 삼진(三眞)인 성(性)·명(命)·정(精)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여기에는 신교(神敎)에 따른 수행이 필요하다.
즉, 심의 감(感)을 지감(止感)하고, 기의 식(息)을 조식(調息)하고, 신의 촉(觸)을 금촉(禁觸)하는 삼법(三法)을 힘써 익혀야 한다.
이상이 그 내용인데, 여기서 지감은 불가(佛家)의 명심견성(明心見性)으로, 조식은 선가(仙家)의 양기연성(養氣鍊性)으로, 금촉은 유가(儒家)의 수신솔성(修身率性)으로 비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