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갓·실파 등을 함께 싸서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상추쌈은 상당히 일찍부터 먹어온 듯, 고려시대는 원나라로 끌려간 고려 출신의 궁녀들이 궁중의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서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고, 이를 눈여겨 보던 몽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원나라 양윤부(楊允孚)는 ≪원궁사 元宮詞≫의 <난언잡영 灤言雜詠>에서 “해당화는 꽃이 붉어 좋고 살구는 누래서 보기 좋구나, 더 좋은 것은 고려의 상추로서 마고의 향기보다 그윽하구려.”라는 시를 읊고, 고려 사람들은 날채소에 밥을 싸서 먹는다는 자주(自註)를 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상추는 질이 좋아 중국에서 고가로 팔리기도 하였다. 중국문헌인 ≪천록지여 天祿識餘≫에도 고려의 상추는 질이 매우 좋아서 고려사신이 가져온 상추씨앗은 천금을 주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천금채(千金菜)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 是議全書≫에 기록된 상추쌈 먹는 법을 보면 “상추를 정히 씻어 다른 물에 담고 기름을 쳐서 저으면 기름이 상추에 다 배니 잎을 펴서 개어 담고, 고추장에 황육을 다져넣고 웅어나 다른 생선을 넣어 파를 갸름하게 썰고 기름쳐서 쪄내어 불에 끓여 쌈에 싸서 먹는다. 쌈에는 세파와 쑥갓을 항상 곁들여 담으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상추쌈은 맛도 있거니와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에 기록된 복쌈과 같이 복을 싸서 먹는다는 우리의 관념이 담긴 음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