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의 하나로 ‘첫 돼지날’이라고도 한다. 이날에는 얼굴이 검거나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왕겨나 콩깍지로 문지르면 살결이 희고 고와진다고 전한다. 돼지가 살결이 검고 거친 데서 그 반대의 뜻으로 이러한 민속이 생긴 것이다.
이날에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이 아리고, 머리를 빗으면 풍증(風症)이 생긴다고 해서 바느질도 하지 않고 머리도 빗지 않는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나이가 젊고 지위가 낮은 내관들 수백인이 횃불을 들고 땅 위로 이리저리 내저으면서 “돼지 주둥이 지진다.” 하며 돌아다녔다.
또, 곡식의 씨를 태워 주머니에 넣어 재신(宰臣)과 근신(近臣)에게 나누어주었다. 이를 해낭(亥囊)이라 하는데 비단으로 만들었고, 모양은 둥글다. 이 모두가 풍년을 비는 뜻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