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승려 환성 지안이 선종오가의 강요를 여러 문헌들에서 발췌하여 편집한 책이다. 임제종의 삼현삼요(三玄三要), 운문종의 일자관(一字關), 조동종의 편정오위(偏正五位) 등의 개념에 대한 제가(諸家)의 해설을 싣고 있다.
북해 함월(北海涵月)이 쓴 서문에 의하면, 오가(五家)의 사상이 여러 문헌에 산재해 있어 살피기 어려우므로 환성 지안이 문헌 속의 요의(要義)를 채집하여 편찬하였으며, 자신이 틀린 부분을 교정하고 빠진 것을 보충하였다고 한다. 함경도 안변 석왕사(釋王寺)에서 1689년에 간행되었다.
1책. 목판본. 『한국불교전서』 제9책에 수록되어 있다.
환성 지안은 자가 삼낙(三諾)이고 속성은 정(鄭)씨이다. 춘천사람으로서 월담 설재(月潭雪齋)의 제자이다. 지리산 및 금강산 등 여러 곳을 유행하며 신통을 드러냈고, 금산사(金山寺)에서 화엄법회를 크게 열기도 했다고 한다. 후에 무고를 당하여 제주도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입적하였다.
『선문오종강요(禪門五宗綱要)』는 선종의 오가 즉, 임제종(臨濟宗)·운문종(雲門宗)·조동종(曹洞宗)·위앙종(潙仰宗)·법안종(法眼宗)의 강요를 기존 문헌들에서 발췌한 것이다. 따라서 환성 지안 독자의 사상은 아니다. 구성은 권두에 북해 함월의 서문이 있고, 임제종지 8개 항목, 운문종지 4개 항목, 조동종지 7개 항목, 위앙종지 1개 항목, 법안종지 10개 항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안은 오가의 특징을 서술하여, 임제종은 ‘기용을 밝힌다(明機用)’고 하고, 운문종은 ‘절단을 밝힌다(明截斷)’고 하였으며, 조동종은 ‘향상을 밝힌다(明向上)’고 하고, 위앙종은 ‘체용을 밝힌다(明體用)’고 하였으며, 법안종에 대해서는 ‘유심을 밝힌다(明唯心)’고 하였다. 그리고 오가의 강요가 될 만한 중요한 개념들에 대해서 설명하였는데, 임제종의 삼구(三句)·삼현(三玄)·삼요(三要)·사료간(四料揀), 운문종의 삼구(三句)·일자관(一字關), 조동종의 편정오위(偏正五位)·공훈오위(功勳五位), 위앙종의 삼종생(三種生), 법안종의 육상(六相)·천태 덕소(天台德韶)의 사료간(四料揀) 등에 대한 제가(諸家)의 해설을 싣고 있다.
본서는 송대 회암 지소(晦巖智昭)가 편찬한 『인천안목(人天眼目)』(1188년 간)과 고려시대 진정 천책(眞靜天頙)이 편찬한 『선문강요집(禪門綱要集)』(1531년 간)의 계보를 잇는 것이다. 그런데 북해 함월의 서문에서는 ‘운문종과 법안종이 남악 회양(南嶽懷讓)의 문하에서 나왔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인천안목』과 『선문강요집』에서도 동일한 주장이 반복되고 있으나,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인천안목』·『선문강요집』·『선문오종강요』는 모두 남악 회양 계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운문종과 법안종이 남악 회양의 문하에서 나왔다는 전설을 따르고 있을 뿐이다.
본서에는 선종에 있어서 남악 회양 계통, 그 중에서도 임제종을 중시하는 조선시대 불교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본서에서 논의되는 개념들은 조선 말기 선 논쟁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본서에서 다루어지는 개념들이 과연 선의 본질적 문제들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의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