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멕이놀이’라고도 한다. 황해도 · 경기도 · 충청북도를 비롯한 우리 나라 중부지역과 강원도의 영서지방에서 행하여지며, 그 시기는 정월대보름과 한가위로서 한 해에 두 차례 베풀어진다.
이 놀이를 위해서는 먼저 소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이 두 사람이 궁둥이를 마주 대고 반대쪽으로 허리를 굽힌 위에 멍석을 덮는다. 앞사람은 고무래를 두 손에 나누어 쥐어 소머리의 형상을 하며 뒷사람은 작대기나 싸리 빗자루로 꼬리를 삼는다. 곳에 따라서는 머리부분에 짚을 두툼하게 감고 이에 소의 얼굴을 그린 두툼한 종이를 씌워서 그럴듯하게 꾸민다.
소가 완성되면 앞뒤로 소의 주인과 머슴이 서서 이를 몰고 마을의 집집을 찾아다니는데, 이때에는 농악대를 비롯한 청장년들이 떼를 지어 뒤를 따른다. 살림이 넉넉한 집에 이르면 소가 ‘음메 음메’ 하면서 울음소리를 내며 몰이꾼은 “옆집의 누렁 소가 평생에 즐기는 싸리 꼬챙이와 쌀뜨물이 먹고 싶어 찾아왔으니 푸짐하게 내어주시오.” 하고 외친다.
이를 기다리고 있던 주인은 산적과 술을 내어 이들을 접대한다. 싸리 꼬챙이는 산적을, 뜨물은 술을 가리키는 은어이다. 이 때 농악대가 흥겹게 농악을 울려서 신명을 돋우면 소는 이에 따라 여러 가지 동작으로 춤을 추는 시늉을 한다.
마을사람들은 물론이고 주인도 이에 합세하여 흥겨운 춤을 추게 마련이다. 한바탕의 춤이 끝나면 몰이꾼이 이 집의 올 농사가 대풍이 들고 집안이 두루 평안하리라는 내용의 덕담(德談)을 늘어놓음으로써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른다.
정월대보름의 소먹이놀이는 그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기풍의례(祈豐儀禮)이며, 한가위의 놀이는 연풍(年豐)을 수확한 데 대한 감사의례(感謝儀禮)의 성격을 지녔다고 하겠다.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전승하는 거북놀이와 경기도 양주에서 베풀어지던 소놀이굿도 형태나 내용상의 차이는 있으나 같은 성격을 지닌 놀이이다.
소먹이놀이에는 농사에 중요한 소를 등장시키지만, 거북도 수명을 상징하는 동물일 뿐만 아니라 수신(水神)을 나타내는 상서로운 동물이므로 이 두 가지가 모두 농신(農神)에 관련된 놀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소놀이굿에서는 농사뿐만 아니라 사업과 자손이 잘 되기를 바라는 재수굿의 성격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고, 이 굿을 마을사람이 아니라 무당이 이끌어나가며 중요내용 가운데 무속의 굿거리인 제석거리가 포함되어 연희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 등의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