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나오는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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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서 저절로 술이 나왔다는 내용의 설화.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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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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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샘에서 저절로 술이 나왔다는 내용의 설화.
내용

‘술 나온 우물’, ‘주천(酒泉)설화’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몇 군데에 이 설화와 관련된 지명 또는 증거물이 전설처럼 전해 오고 있다. 주천을 술샘이라고도 하는데, '술샘'이라는 명칭은 길을 가던 사람들이 쉬던 곳이라는 뜻의 '쉴샘'에서 변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무리 마셔도 마르지 아니하는 술이 나오는 샘물에 대한 사람들의 소원을 담고 있다.

전에는 술 나오는 샘이 있었으나 지금은 말랐거나 맹물만 나온다는 이야기로, 그 사라진 동기는 과욕·부정(不淨), 신분 질서의 무시 등 비도덕적인 사람 때문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①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안인리에서 약 6㎞ 떨어진 고개에 주천이 있다. 이 고개 좌우로 두 마을의 사람들은 고개 근처 대추나무 아래에 있는 주천에서 솟아나는 술을 마셨다. 한 사람이 대추 한 개, 술 한 잔씩 마셔야 했으며 한 잔 이상 먹어서는 안 되었다.

어느 날 지나가던 중이 너무 목이 말라서 자신의 신분을 잊고 주천의 술을 여러 잔 마셨더니 그 뒤로는 주천이 부정을 타서 말라 버렸다고 한다. 지금도 고갯마루 큰 대추나무근처 청석(靑石)이 깔려 있는 데에 술샘의 흔적이 있다.

② 경기도 연천에 ‘녹로주천’이라는 곳이 있다. 서울에서 8㎞ 길을 가다보면 막걸리가 나오는 주천이 있어 마른 목을 축일 수 있다. 꼭 한 사람이 한 바가지만 마셔야 되는데 어느 술꾼이 욕심 사납게 두 바가지를 마신 뒤로 술이 나오지 않았다.

③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황정리에는 원통암(圓通庵)이라는 절이 있는데 그 절 근처에 칠성암이라는 바위 옆에 주천이 있었다. 그런데 그 샘은 욕심 많은 중 때문에 부처가 노하여 술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중과 공부하던 선비가 그곳에 말뚝을 박았는데 성판서(成判書)가 울릉도에서 가져온 향으로 그곳에 불을 피우니 술 대신 물이 나와 식수로 썼다 한다.

④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에 주천이 있는데, 여러 주천 설화 중에 대표적인 설화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영월군 주천면조에 '주천석'에 관한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신분에 따라서 양반이 가면 약주가 나오고 상놈이 가면 막걸리가 나왔다. 한 번은 상놈이 양반인 척하면서 의관을 정제하고 갔는데 여전히 막걸리가 나와, “이놈의 물조차 사람을 알아본다.”라고 하며 때렸다 한다..

⑤경상북도 어느 곳에 주천이라는 곳이 있다. 양반이 가면 청주가 나오고 상놈이 가면 탁주가 나왔는데, 어떤 아전이 공부하여 관장(官長)이 되어 갔는데도 여전히 탁주가 나와 화가 나서 주천을 막아 버렸다고 한다.

⑥ 민담으로, 술을 즐기는 아버지를 위하려는 효자가 기적적으로 이상한 돌을 얻어서 샘에 넣었더니 주천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주천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큰 선물이므로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절제를 하며 마셔야 되는데, 이런 경건한 자세가 없어서 말라 버렸다. 가치가 있는 보물이나, 보물같이 인간에게 소중한 여러 가지(학문·예술·제도·사회·국가·가정 등)를 인간이 함부로 대할 때 그 가치를 상실하여 오히려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충고의 기능이 있다.

이밖에도 젊어지는 샘물, 마르지 아니하는 동네 우물, 먹으면 힘이 세지는 장군수(將軍水) 같은 신비한 샘물에 관한 설화도 많은데, 주천과 같이 귀중한 샘물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이를 오용하고 천대한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화중(話衆)은 말한다.

주천설화는 사람의 순수한 소원, 그 소원 달성이라는 신이나 자연이 베푸는 기적, 이 기적을 감사할 줄 모르고 오용(誤用)하는 인간의 처신, 그 결과 사라진 주천으로 구성되며, 인간의 과욕, 오용 등에 대해 경계하는 교훈적인 성격의 이야기다.

참고문헌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내 고장 전통문화』(청도군편집위원회, 1981)
황인덕, 「영월 술샘전설의 장소성과 역사성」(『구비문학연구』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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