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阿羅漢)은 산스크리스트어 ‘아르하트(arhat)’와 팔리어 ‘아라한트(arahant)’의 음역으로 아로한(阿盧漢), 아라하(阿羅訶, 阿囉呵), 아려하(阿黎呵) 알라갈제(遏囉曷帝)로 음역하기도 한다.
한편 아라한은 그 의미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이해되기도 하는데, 공양을 받을 만큼 존경스러운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응공(應供)’이라고 하며, 수행의 적인 모든 번뇌를 없앴다는 의미에서 ‘살적(殺賊)’, 진리에 상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응진(應眞)’, 모든 번뇌를 끊어 더이상 닦을 것이 없는 경지라는 점에서 ‘무학(無學)’이라고도 한다. 그 외에 ‘불생(不生)’이나 ‘진인(眞人)’ 등으로 의역하는데, 보통은 나한(羅漢)이라고 칭한다.
원시불교시대에 『아함경(阿含經)』과 소승 율장에서는 아라한을 수행의 최고 경지에 도달한 자로 불교의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 즉 성자(聖者)로 이해하였다. 여기서 성자란 모든 번뇌를 완전히 소멸하여 천안명(天眼明) · 숙명명(宿命明) · 누진명(漏盡明)의 삼명(三明)을 획득하고 수행의 목표인 아라한과를 증득한 사람을 지칭한다.
이후 상좌부 불교에서는 아라한 신앙이 쇠퇴하고 주로 중국이나 우리나라, 일본 등 대승불교 국가에서 나한 신앙의 형태로 존속하였다. 중국에서는 삼장법사 현장의 『대아라한난제밀다라소설법주기(大阿羅漢難提蜜多羅所說法住記)』가 번역되어 이를 근거로 나한도가 널리 유통되며 나한 신앙이 확산되었다.
특히 당 말에는 나한을 공양하는 나한공(羅漢供)이 성행하였다. 우리나라에는 나한 신앙이 통일신라시대에 들어와 나한 신앙과 나반(那畔) 신앙 혹은 독성(獨聖) 신앙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나반 신앙은 한국불교의 고유한 신앙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