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필사본. 연대 미상. 이 악보는 시가(時價)의 표시가 없고 기보법은 거문고 합자보(合字譜)와 한글 육보(肉譜)를 함께 기입하였다. 이 악보의 표지에는 오른쪽부터 ‘평우조합부 창랑자어은(平羽調合部滄浪者漁隱)’이라고 쓰여 있다. 창랑자어은은 영조 때 활약하던 김성기(金聖器)로 알려져 있다.
유희철에 의하면 이 고악보는 조선 숙종 때에 양양부사를 지냈던 그의 10대 할아버지인 경시(敬時)가 직접 필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그의 집에 양양금(襄陽琴)이라는 거문고와 함께 전하여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이 악보의 91면에는 ‘己亥仲夏寄寓故里村家時揮汗謄出’이라고 적혀 있고, 또한 93면에 ‘癸未七月旣望後二日’이라고 적혀 있다. 이러한 기록들에 의하면 이 악보는 유경시가 1719년(숙종 45)에 김성기의 악보를 필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악보에 수록된 곡은 <조음 調音>(다스름)·<중대엽 中大葉>·<삭대엽 數大葉> 등의 가곡과 <보허사 步虛詞>·<본환입 本還入>·<소환입 小還入>·<대환입 大還入>·<영산회상 靈山會相>·<영산회상갑탄 靈山會相甲彈> 등이다.
이 악보에는 가곡에 관한 자료가 많이 실려 있고, 특히 <중대엽>과 평조(平調) 및 평계(平界) <삭대엽>은 각각 1·2·3·4까지 있으므로 가곡의 변천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이 악보의 <영산회상갑탄>은 <영산회상> 가운데 중영산(中靈山)에 해당된다는 것이 논증된 바 있다.
평조 <삭대엽> 밑에는 단가야(短歌也)라고 쓰여 있어 ≪백운암금보 白雲庵琴譜≫의 평단(平短)과의 비교를 통해서 고악보에 나타나는 단가(短歌)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에 살고 있는 유희철(柳熙轍)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1978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학연구회에서 영인,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