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영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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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개념
영어와 영어로 쓰인 문학작품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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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영어와 영어로 쓰인 문학작품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
내용

전통적으로 학문적 관심이 영국인과 미국인이 사용하는 언어 및 그들의 문학에 국한되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지역적 경계가 흐려지고 범영어권으로 관심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 영어학이나 영문학에 대한 관심은 조선시대 말기에 이르도록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19세기 말엽에 대두한 개화사상 및 서구문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그 관심이 미미하게나마 일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서의 영어영문학의 역사는 아무리 길게 늘여 잡아도 100여 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영어가 처음 교육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공공 교육기관 설립과 관련해서는 1880년대부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한미수호조약이 체결된 이듬해인 1883년에 동문학(同文學)이라는 영어숙(英語塾)이, 그리고 1886년에는 육영공원(育英公院)이 각각 세워졌고, 1894년에는 정부의 칙령에 의한 관립 외국어학교가 창립되어 영어를 비롯한 주요 외국어 교육을 담당했다.

이 밖에도 기독교의 선교사들이 설립한 배재학당·이화학당·경신학교 등의 중등학교가 초기 영어교육에 크게 기여를하였다. 그러므로 미국서 귀국한 서재필(徐載弼)이 1996년에 한글판 ≪독닙신문≫의 창간에 맞춰 영문판 ≪The Independent≫까지 창간할 수 있었다는 것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한편 영미의 문학이나 작가들이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도 영어교육과 그 시기를 거의 같이하고 있다.

일찍이 1880년대에 창간된≪한성순보 漢城旬報≫등에 영국 문사들의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1994년의 갑오경장 이후에는≪조양보 朝陽報≫등의 정기간행물에 더 많은 영미 작가들이 거명되었지만 거의 모두 본격적 논의와는 거리가 멀다.

최남선의≪소년 少年≫지(1908∼1911)라든지 ≪중등만국사 中等萬國史≫를 비롯한 몇몇 교과서들이 영미문학을 포함하는 외국문학 소개에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이런 몇 가지 간행물을 통해 영어나 영문학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깊어졌다고 할 수는 없다.

1910년의 한일합방 이후에는 일제의 무단 통치로 인해 문화적 속박이 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신교육의 확대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배울 수 있었고 영문학도 좀더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더욱이 ≪태서문예신보 泰西文藝新報≫를 비롯한 다수의 문예지 및 종합잡지가 창간되어 영미문학을 좀더 심도 있게 소개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3·1운동 후에 일제가 겉으로 문화정치를 표방하자 더욱 많은 정기간행물이 창간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대해 특기해야 할 것은 영문학을 전공한 인사들이 처음으로 얼마쯤 배출되어 영어와 영문학 교육에 참여하는 동시에 영미문학 비평에도 기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1924년에 창립된 경성제국대학에 영어영문학과가 개설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그 결과 당대의 번역이나 평론 중의 상당 부분이 최재서(崔載瑞), 김기림(金起林) 등 일부 전공자들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1940년대 초엽에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영어를 적성국가의 언어로 간주하게 되자 영어와 영문학은 얼마동안 잊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광복 후에 각급 학교의 교육은 급격히 확대되었다. 특히 대학이 여럿 창립되고 거의 모든 대학에 영어영문학과가 창설되었다. 그러나 전문 교수 요원이나 교재의 수급은 원활치 못했다.

그래서 영어학이나 영문학은 한동안 말 못할 정도로 열악한 형편에 처해 있었고, 1950년에 발발한 6·25전쟁으로 인해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그러나 1953년에 휴전이 되자 영어영문학도 자기정체 확립을 위한 노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1954년에는 한국영어영문학회가 창설되었고, 비록 소수였으나마 영어영문학자들이 미국에서 본바닥의 학풍을 접해 보고 귀국하자 국내의 학계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1950년대 후반에는 외국의 경제원조 자금 덕분에 다량의 원전이 영국과 미국에서 수입되어 서점에서 팔리고 있었고,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도 나날이 개선되고 있었다.

1959년부터 을유문화사와 정음사에서 간행하기 시작한 100권씩의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영미문학의 주요 고전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게 되었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1960년대부터는 대학의 영어영문학과 교과과정도 상당히 정비되기 시작했고, 다수의 소장학자들이 미국에서 정규 학위과정을 이수한 후에 귀국해서 교수와 연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2000년 현재로 거의 모든 국내의 종합대학에 영어영문학 박사과정이 개설되어 매년 수십 명씩의 박사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영국과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고 귀국하는 사람들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에서는 학회지 ≪영어영문학≫을 계간으로 간행함으로써 영어영문학자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하는 데 기여해 왔다. 1975년에 동 학회에서는 ≪영미문학논저색인 1945∼73≫을 간행해서 광복 후 근 30년간의 영미문학계 업적을 결산했고, 2000년 현재로 20세기를 망라하는 한국 영어영문학 서지목록 간행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편, 1980년대 초에는 동 학회에서 민음사의 ≪영미어문학총서≫(전12권)를 기획·편집했다. 그리고 1970년대 후반부터 출판되기 시작한 신아사와 탐구당의 ≪영미문학주석본총서≫는 학계의 역량을 보여주는 시리즈로서 영미문학의 교수와 연구에 직접·간접으로 크게 기여했다. 영어학 쪽에서는 신아사의 ≪영어학사전≫ 및 ≪영어학총서≫, 한국문화사의 ≪신영어학총서≫ 등이 연구 성과로 결실된 바 있다.

주제별 혹은 작가별 논저의 출간도 매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고 셰익스피어·밀튼·디킨스·호손·콘라드·조이스·울프·로렌스·드라이저 등 중요 작가에 대한 단행본 간행이 특히 눈에 띈다.

우리 나라에서의 영어학 및 영문학은 그간 영미의 소위 본바닥 영어학 및 영문학을 그대로 답습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영미의 언어이론 및 문예사조들이 그간 우리 나라의 영어영문학 교수와 연구를 지배해 온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영어학 쪽에서는 오랫동안 문헌과 역사 연구에 근거한 학풍을 답습해 오다가 1960년대부터는 촘스키의 언어학 이론이 도입되어 영어학계를 휩쓸었지만 오늘날에는 저간의 학풍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 일고 있다.

한편 영문학 쪽에서는 1960년대까지 뉴크리티시즘이 지배적 문예이론이었지만 1970년대부터 마르크스주의·문화유물론·구조주의·해제주의·후기구조주의·포스트모더니즘·페미니즘 등의 문예사조들이 숨가쁘게 도입·거론되어 왔다.

거의 모든 대학 영어영문학과의 교과과정은 미국의 대표적 대학의 영문학과의 교과과정을 흉내내고 있고 실제로 강의실에서 다루고 있는 교재도 영미 대학의 전통적 전범(典範)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영어는 우리에게 한 외국어이고 영문학은 우리에게 한 외국문학이므로 그 학문적 성격이 본바닥의 그것과는 다를 수 있으며 또 마땅히 달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게 있었다.

이런 주장과는 별도로, 196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 40년간 영문학도들이 우리 나라의 문예창작 및 비평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는 사실이라든지, 영어와 영문학의 연구가 서구적 논리와 합리주의적 사고방식, 민주시민적 자질의 함양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침으로써 일반 문화의 진작과 사회의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21세기에도 영어영문학은 계속해서 우리 사회의 발전이나 문화의 창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우선 영미의 본바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높은 수준의 학문적 성과가 지금까지보다도 더 많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창작과 비평의 창달 뿐만 아니라 논리적 사고, 신사정신, 평등사상 등의 학문적·사회적 가치의 진작을 위해서도 영어영문학은 지금까지보다 더 폭넓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목전에 다가온 다문화주의시대에 영어영문학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줌으로써 우리가 정신적·문화적으로 세계화를 추구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기대가 성과를 거두자면 영어영문학도 그 학문적 지평을 넓힘으로써 인문학의 한 중요 분야로서의 지위만 확립하는 데 그치지 말고 여타 외국어 문학은 물론이요 철학이나 사학 같은 인접 인문학과, 나아가서는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 등과 연대하는 학제적 연구 쪽으로도 눈을 돌리는 등 그 학문적 시야를 넓혀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참고문헌

『한국근대서양문학이입사(西洋文學移入史)연구』 상·하(김병철, 을유문화사, 1980∼1982)
「구한말의 영어교육고」(문룡, 『영어교육』 12,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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