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간행 초고(草稿) 필사본. 현재 전사본(轉寫本) 몇 질이 전하고 있으나 완질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리되지 않은 원사료를 그대로 옮겨 쓴 까닭에 분권 성책(分卷成冊)하지 않은 채 ‘제1필(第一筆)’에서 ‘제7필’까지 내용과 필체가 다른 권차를 편의상 붙여 놓았다.
‘제1필’ 가운데 1895년 4월 이전의 한말 기사를 수록한 권수부는 문체가 사평(史評) 형식으로 시작, 동학농민혁명의 발생원인과 경과를 비교적 자세히 기록하고 있어 독립적 성격이 강하다. 이 부분은 아마 동학농민혁명의 전말을 기술하였으나 현재는 전하지 않는 『동비기략(東匪紀略)』의 대본이 되었으리라 추측된다.
그 뒤로는 1895년 4월 1일부터 1907년 12월 30일까지 13년의 기사를 기록하여 『매천야록(梅泉野錄)』과 내용상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데, 그 대본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또한 야록(野錄)의 성격상 정사(正史)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관변(官邊)의 이면사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구체적인 내용은 민담 · 사건 · 소문 및 신문보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그 가운데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구사해 가며 그 시말을 자세히 기록한 것도 있다. 사건의 날짜나 전후가 맞지 않는 것은 자료나 소식을 접한 순서대로 기록한 때문이다.
‘오하기문’이란 제목은, 황현이 거처한 정원에 오동나무가 있었는데, 그 아래에서 이 글을 기술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장서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