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기 ()

고전산문
작품
1835년(순조 1)에서 1840년(헌종 5) 사이에 심능숙이 지은 한문 장편소설.
작품/문학
창작 연도
1835~1840년
작가
심능숙
내용 요약

「옥수기」는 1835년(순조 1)에서 1840년(헌종 5) 사이에 심능숙이 지은 한문 장편소설이다. 명나라 헌종 대를 배경으로 하여, 장남인 가유진을 비롯한 가씨 집안의 4형제가 여러 여성과 결연하고 다양한 정치적 갈등과 국내외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정의
1835년(순조 1)에서 1840년(헌종 5) 사이에 심능숙이 지은 한문 장편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걸쳐 활동한 문인(文人) 심능숙(沈能淑, 1782~1840)이 벼슬을 그만두고 만년(晩年)인 1835(순조 1)~1840년(헌종 5)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4권의 한문 장편소설이다. 14회의 장회체 소설로 한문 및 국문 필사본(筆寫本)이 현재 전해지고 있다. 한문 필사본(4권 4책)은 작자(作者)의 후손 집안에 소장되어 있고, 국문 필사본(9권 9책)은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국문 번역은 작자의 외손자이자 고종 때 주6 정권(政權)의 일원(一員)이었던 민응식(閔應植)의 부탁에 따라, 1888년(고종 25) 남윤원에 의해 완료되었다. 작자 심능숙은 근체시(近體詩)에 뛰어난 문인으로 관직은 태인현감에 그쳤다. 「옥수기」는 그가 만년에 창작한 것이다. 또한 번역자는 번역본 발문(跋文)에서, 작자가 이 작품을 통해 충효절열(忠孝節烈)을 고취(鼓吹)하려 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내용

이 작품은 중국 명(明)나라 헌종 시대 가부(嘉府)를 중심으로, 화(花) · 왕(汪) · 진(陳) 등의 집안이 결연하고 정치적 반대파와 대결하며, 국내외의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이 기본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의 중심인물은 가남의 장남인 가유진이다. 그는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화여소를 비롯한 화 · 왕 · 진의 세 가문의 소저(小姐)들을 정실부인(正室夫人)으로 맞이하고, 두홍앵과 설강운을 첩(妾)으로 삼는다. 또한 가유진은 과거에 장원 급제(壯元及第)하고, 이후 아버지과 함께 '이오의 반란'을 진압하며 북호(北胡)의 침입을 막아내기도 한다.

둘째 아들 가유승은 태학사(太學士) 구준의 딸과 혼인한다.

셋째 아들 가유겸은 하늘이 정한 바에 따라 황제의 딸인 파릉공주와 혼인하여 부마(駙馬)가 되는데, 북호의 침입을 계기로 북호의 두 공주인 백룡 · 연연 자매를 아내로 맞게 된다.

넷째 아들 가유함은 성 부인과 혼인하였으나, 백룡공주의 시녀인 녹엽을 사랑한다. 이에 성 부인은 만안사 이고에게 부적을 얻어 녹엽은 물론 백룡 자매도 병들게 한다. 이때 가유진의 아내인 진 부인 등이 부적을 찾아내어 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성 부인을 깨우친다. 이후 성 부인은 개과천선(改過遷善)한다.

이 작품은 가남의 4형제의 결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혼사(婚事) 장애와 여성 인물들의 수난, 주인공들과 황실(皇室) 및 권력자들과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혼인 후에는 처첩(妻妾) 갈등(葛藤)이 나타나기도 하여 전체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서사 전개를 보인다.

의의와 평가

작자는 양방과 계효(繼曉) 등 명나라 헌종 시대의 실존 인물들을 비롯하여, 그들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 등을 어느 정도 수용하여 「옥수기」를 창작했다.

더불어 남녀 주인공의 결연 양상을 통해 볼 때, 「옥수기」는 주25 소설과도 맞닿아 있으며, 영웅의 일생 · 혼사 장애 · 처첩 갈등 등 복합적인 서사 구조(敍事構造)가 나타나고 있어 영웅소설(英雄小說)이나 가문소설(家門小說)적 면모도 발견된다. 그리고 세계관(世界觀)의 측면에서는 유교적(儒敎的) 세계관과 도선적(道仙的) 세계관이 복합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가유진과 두홍애 · 설강운의 낭만적(浪漫的)인 결연담을 비롯한 여러 삽화(揷話)는 「구운몽」의 영향으로 보이며, 여성 영웅의 등장 · 혼사 장애담 · 처첩 갈등 등의 양상 역시 선행 소설들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는 소설적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적극 수용하여 이 작품을 창작하고자 했던 작자의 의도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소설사적으로 몇 가지 의의를 지닌다.

첫째, 19세기에 들어서서 문인 지식층(知識層)이 소설 창작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하나의 사례라는 점이다. 심능숙은 이 작품 속에 자신이 그전에 지었던 시와 산문(散文)을 많이 삽입하고 있다. 이 점에서 작가는 소설 속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투영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작품의 초고(草稿)가 남아 있는데, 그 초고와 현재 한문본(漢文本)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즉흥적(卽興的) 창작이 아니라 상당한 수정 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당시 소설의 통속적(通俗的) 경향(傾向)에 대한 비판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작품의 번역자는 이 작품의 경륜(經綸)과 배치가 주38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며, 표현이 유려(流麗)하다고 했다. 이것은 심능숙의 후배인 서유영(徐有英)「육미당기(六美堂記)」를 창작하면서, 당시 통속소설(通俗小說)의 지루하고 자질구레함을 비판하고 새로운 소설을 썼다고 한 것과 상통(相通)하는 것이다. 즉, 문인 지식층에 의한 품격 있는 소설의 창작 양상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소설사적 의의가 있다.

셋째, 가문소설과의 관련성이다. 이 작품은 네 가문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가문소설은 아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번역자 남윤원은 네 가문의 후속 세대에 해당하는 이야기인 속편(續篇)을 지으면, 「임화정연(林花鄭延)」 · 「명행정의록(明行正義錄)」에 비길 만하다고 했다. 이는 가문소설의 연작(連作) 양상 및 작가층의 성격과 관련하여 새겨볼 만한 사항이다.

참고문헌

원전

「옥수기(한문본, 국문본)」, 『고전소설 제4집』(고려서림, 1988)
「옥수기(국문본)」, 『필사본고전소설전집 11』(아세아문화사, 1980)

단행본

장효현, 「심능숙론」(정양완 외, 『조선후기한문학작가론』, 집문당, 1994)

논문

권경순, 「「玉樹記」와 「玉樓夢」의 才子佳人小說的 面貌」(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7)
김종철, 「옥수기연구」(『국문학연구』 71, 서울대학교대학원 국문학연구회, 1985)
김종철, 「19C 중반기 장편영웅소설의 한 양상-「옥수기」, 「옥루몽」, 「육미당기」를 중심으로」(『한국학보』 11-3, 일지사, 1985)
김종철, 「심능숙의 옥수기」(『성오소재영교수환력기념논총: 고소설사의 제문제』, 1993)
송성욱, 「가문소설을 통해 본 한국고전소설의 구조와 창작의식」(『국문학연구』 99, 서울대학교대학원 국문학연구회, 1990)
정인영, 「「옥수기」 연구-가문소설, 군담소설, 「구운몽」과의 비교를 중심으로-」(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주석
주1

나이가 들어 늙어 가는 시기. 우리말샘

주2

구성이 복잡하고 다루는 세계도 넓으며 등장인물도 다양한 긴 소설. 우리말샘

주3

손으로 써서 만든 책. 우리말샘

주5

글을 쓰거나 문학 작품, 악곡 따위의 작품을 지은 사람. 우리말샘

주6

조선 말기에, 명성 황후 민씨를 주축으로 한 세도 세력. 고종 10년(1873)에 대원군을 몰아낸 뒤 보수 세력을 형성하고 중국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여 사대당(事大黨)의 주류가 되었다. 중심인물은 민승호, 민겸호, 민영익 등이었으며 일본이 명성 황후를 시해한 후 세력이 위축되었다. 우리말샘

주7

정치상의 권력. 또는 정치를 담당하는 권력. 우리말샘

주8

책의 끝에 본문 내용의 대강(大綱)이나 간행 경위에 관한 사항을 간략하게 적은 글. 우리말샘

주9

의견이나 사상 따위를 열렬히 주장하여 불어넣음. 우리말샘

주10

인연을 맺음. 또는 그런 관계. 우리말샘

주11

뒤얽혀 복잡하여진 사정. 우리말샘

주12

‘아가씨’를 한문 투로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3

남의 정실(正室)을 높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4

정식 아내 외에 데리고 사는 여자. 우리말샘

주15

과거에서, 갑과의 첫째로 뽑히던 일. 우리말샘

주16

북쪽에 있는 오랑캐 나라. 우리말샘

주17

고려 시대에, 보문각, 문덕전, 집현전, 수문전 따위에 둔 종이품 벼슬. 우리말샘

주19

임금의 사위. 우리말샘

주20

지난날의 잘못이나 허물을 고쳐 올바르고 착하게 됨. 우리말샘

주21

황제의 집안. 우리말샘

주22

혼인에 관한 일. 우리말샘

주23

아내와 첩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4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함. 또는 그런 상태. 우리말샘

주25

재주 있는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6

시간의 흐름에 따른 행위의 연속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사건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방식. 우리말샘

주28

유교에 딸리거나 유교와 관련되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29

감미롭고 감상적인.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30

어떤 이야기나 사건의 줄거리에 끼인 짤막한 토막 이야기. 우리말샘

주31

지적 노동에 종사하는 사회 계층. 또는 지식이나 학문, 교양을 갖춘 사람. 본래는 제정 러시아 때에 혁명적 성향을 가진 지식인을 이르던 말이었다. 우리말샘

주32

초벌로 쓴 원고. 우리말샘

주33

한자로 표기된 책. 우리말샘

주34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감흥이나 기분에 따라 하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35

비전문적이고 대체로 저속하며 일반 대중에게 쉽게 통할 수 있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36

현상이나 사상, 행동 따위가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짐. 우리말샘

주37

일정한 포부를 가지고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함. 또는 그 계획이나 포부. 우리말샘

주38

조선 시대에 서민들이 읽던 소설을 통틀어 이르는 말. <구운몽>, <사씨남정기>, <창선감의록>과 같은 양반 취향의 소설과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별주부전>과 같은 서민 취향의 소설로 나뉜다. 우리말샘

주39

서로 막힘이 없이 길이 트임. 우리말샘

주40

이미 만들어진 책이나 영화 따위의 뒷이야기로 만들어진 것. 우리말샘

주41

한 작가가 같은 주인공의 단편 소설을 몇 편 써서, 그것을 연결하여 장편으로 만드는 일. 또는 그런 작품. 우리말샘

주43

자연적 세계 및 인간 세계를 이루는 인생의 의의나 가치에 관한 통일적인 견해. 민족성ㆍ전통ㆍ교육ㆍ운명 따위를 기반으로 하며, 낙천주의ㆍ염세주의ㆍ숙명론ㆍ종교적 세계관ㆍ도덕적 세계관ㆍ과학적 세계관 따위의 여러 견해가 있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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