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체시 ()

한문학
개념
중국의 고체시(古體詩)에 대비되며 자수 · 구수 · 평측 등에 일정한 격률과 엄격한 규칙이 있는 한시체.
이칭
이칭
금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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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근체시는 중국의 고체시(古體詩)에 대비되며 자수·구수(句數)·평측 등에 일정한 격률과 엄격한 규칙이 있는 한시체이다. 금체시라고도 한다. 고체시가 형식에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데 반해 근체시는 일정한 격률(格律)과 엄격한 규범을 갖고 있다. 근체시는 압운(押韻)과, 글자의 평측(平仄)에 맞게 배열을 해야 하며, 자수나 구의 수를 엄격히 지켜야 한다.

정의
중국의 고체시(古體詩)에 대비되며 자수 · 구수 · 평측 등에 일정한 격률과 엄격한 규칙이 있는 한시체.
내용

고체시가 형식에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데 반해 근체시는 일정한 격률(格律)과 엄격한 규범을 갖고 있다. 근체시는 압운(押韻)과 글자의 평측(平仄)에 맞게 배열을 해야 하며, 자수나 구수(句數)를 엄격히 지켜야 한다.

근체시의 정형화된 형식은 중국 육조시대 양(梁)나라의 심약(沈約)이 사성(四聲)과 팔병(八病)의 학설을 제창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당나라 때에는 사대(四對) · 육대(六對) · 팔대(八對) 등 대구법이 정비되었고, 송지문(宋之問) · 심전기(沈佺期)에 이르러 근체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근체시도 초기에는 고체시와 마찬가지로 오언을 중심으로 성행하다가, 나중에 칠언이 정립되면서 오언과 병행되었다.

종류

근체시의 종류는 율시(律詩) · 절구(絶句) · 배율(排律) 3가지이다. 율시는 1편이 반드시 8구로 이루어져 있고 글자의 수에 따라 오언과 칠언으로 나뉜다. 두보(杜甫)의 「춘야희우(春夜喜雨)」는 오언율시, 「객지(客至)」는 칠언율시의 좋은 예이다. 절구는 율절(律絶) 혹은 소율(小律)이라고도 하며, 1편이 4구로 이루어져 있다. 노륜(盧綸)의 「새하곡(塞下曲)」은 오언절구, 이백(李白)의 「조발백제(早發白帝)」는 칠언절구의 좋은 예이다. 배율은 장률(長律)이라고도 한다. 율시가 8구인 것에 비하여 배율은 10구 이상의 장편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두보의 「상위좌상이십운 (上韋左相二十韻)」이나 백거이(白居易)의 「위촌퇴거일백운(渭村退居一百韻)」과 같이 40구에서 200구에 이르는 장편 배율도 있다. 삼운소율(三韻小律)은 6구로 지어졌다. 이는 율시와 절구의 중간형으로, 이백 · 백거이 · 한유(韓愈) 등이 삼운소율 작품 몇 수를 남겼다.

우리나라의 근체시

우리나라에서는 고체시보다는 근체시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근체시를 수용한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현재까지 전하는 작품 중에서 신라왕거인(王巨仁)「분원시(憤怨詩)」에서 근체시의 율격에 근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근체시를 수용한 시기는 신라 말이다. 근체시는 당나라에 가서 만당(晩唐)을 배우고 돌아온 최치원(崔致遠) · 최승우(崔承祐) · 최광유(崔匡裕) · 박인범(朴仁範) 등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고려 초기까지 200년 동안 이들의 시풍이 시단을 풍미하였다. 시형(詩形)의 선택은 대체로 칠언이 우세하며, 특히 율시에서 수작을 남기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현상이다.

최치원의 작품은 절구가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명편으로 알려진 작품에는 칠언율시가 많다. 중국으로까지 알려진 우리나라의 한시는 최치원의 「등윤주자화사(登潤州慈和寺)」, 박인범의 「경주용삭사각겸간운서상인(涇州龍朔寺閣兼柬雲栖上人)」, 박인량(朴寅亮)「사송과사주구산사(使宋過泗州龜山寺)」 등이다. 이들 작품도 모두 칠언율시이다. 정지상(鄭知常)의 명편 가운데서도 「대동강」(칠언절구)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대부분 칠언율시이다. 이는 우리나라 한시가 일반적으로 절구보다는 율시, 오언보다는 칠언에 명작이 많은 것과 동일한 현상이다.

고려 중기에 이르러 소식(蘇軾)으로 대표되는 송 시학(宋 詩學)의 유입으로 시단에서 결정적인 국면이 전개된다. 후천적인 공부에 주력한 이인로와 타고난 재주로 자기 시를 쓰는 것으로 만족한 이규보(李奎報) 등이 각체시를 시범하면서 당시의 시단을 크게 울렸다. 김극기(金克己)진화(陳澕)도 유려한 솜씨로써 다양한 시 세계를 과시하여 이 시기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각광을 받았다. 고려 중기와 말기에 성리학이 수입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효용적인 문학 관념 성립의 조짐을 보인다. 그리고 이때에 등장한 이제현(李齊賢) · 이색(李穡) · 정몽주(鄭夢周) · 이숭인(李崇仁) 등에 의하여 우리나라 한시가 안정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조선 왕조는 창업과 동시에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채택하여, 문학 관념에서 주자학이 문학 위에 군림하는 도학 문학관이 성립하게 된다. 그러나 시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앞 시대에서 숭상한 송 시학의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조에 시에 관한 업적〔詩業〕이 다양하게 갖추어지기 시작한 것은 중종조를 전후한 시기이다. 이행(李荇) · 박은(朴誾) · 정사룡(鄭士龍) 등 해동의 강서시파(江西詩派)가 이때에 출현하였다. 이들은 칠언율시로 많은 명편을 제작하여 비평가들을 감동시켰다. 그 중 정사룡은 다음 시기의 노수신(盧守愼) · 황정욱(黃廷彧) 등과 더불어 관각(館閣)의 큰 솜씨로 추앙을 받았다.

조선 초기의 안정에 힘입어 풍요로운 목릉(穆陵) 성세(盛世)를 이룩한 선조 · 인조 연간은 시단에 있어서도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다. 조선의 시단에서 본격적으로 당시를 배우고 익혀 당풍(唐風)이 크게 일어난 것도 이때이다. 이러한 계기를 마련한 것은 박순(朴淳)이다.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리는 이달(李達) · 백광훈(白光勳) · 최경창(崔慶昌) 등이 모두 박순으로부터 당시을 배웠고, 고경명(高敬命) · 임제(林悌) 등과 더불어 호남시단을 빛나게 하였다. 권필(權韠)최립(崔岦)은 이 시기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이 밖에도 시로 일가를 이룬 시인으로는 허봉(許篈) · 이호민(李好閔) · 차천로(車天輅) · 유몽인(柳夢寅) · 이안눌(李安訥)을 들 수 있다. 임진왜란병자호란으로 인한 실의는 시단에도 영향을 미쳐 시단을 황량하게 하였다. 두 난리를 겪은 후 숙종 대에 이르는 70여 년 동안은 시단의 공백기이다.

조선 후기는 사대부의 시가 침체된 반면, 위항시인의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시기이다. 홍세태(洪世泰)『해동유주(海東遺珠)』를 필두로, 위항시인의 시집인 『소대풍요(昭代風謠)』 · 『풍요속선(風謠續選)』 · 『풍요삼선(風謠三選)』이 60년 간격으로 간행되었다. 우리나라 한시의 마지막 시기인 구한말에 한말의 사대가로 불리는 강위(姜瑋) · 이건창(李建昌) · 김택영(金澤榮) · 황현(黃玹)이 함께 등장하여 우리나라 한시의 마지막 장을 찬란하게 장식하였다.

특징

근체란 운율이 일정한 형식을 따르는 것으로, 율시와 절구가 여기에 속한다. 운율은 음절의 억양장단(抑揚長短)의 배열법을 말한다. 한자 한 글자는 반드시 1음절이므로, 1구의 자수와 음절 수는 동일하다. 근체시에서는 매 구의 자수가 일정하여 1구가 다섯 글자로 이루어진 것을 오언시, 일곱 글자로 이루어진 것을 칠언시라고 한다. 따라서 율시에는 오언율시와 칠언율시의 두 종류가 있고, 절구도 오언절구와 칠언절구의 두 종류가 있다.

율시는 8구(4운)가 원칙이다. 10구나 12구, 혹은 그 이상의 것을 배율(排律) 혹은 장율(長律)이라고 한다. 절구는 반드시 4구이다. 배율은 5언을 통례로 하며, 7언은 거의 없다. 율시 가운데는 ‘3운(韻)의 율(律)’인 6구로 된 작품도 있다.

운자는 그 운목에 속한 글자가 많으냐 적으냐에 따라서 관운(寬韻) · 중운(中韻) · 착운(窄韻) · 험운(險韻)으로 나눌 수 있다. 근체시는 대체로 관운과 중운을 사용하였다. 근체시에서 7언시의 첫 구 마지막에 간혹 압운하는 예가 있는데, 이를 수구압운(首句押韻) 혹은 수구입운(首句入韻)이라고 한다.

근체시 중에 오언절구를 예로 들면 기본 형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구는 ‘2-4 부동’이다. 각 구의 두 번째 글자와 네 번째 글자는 평측이 서로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7언일 때는 2-4-6 부동).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글자는 그다지 평측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를 ‘1-3 불론(不論)’이라고 한다(7언일 때는 1-3-5 불론).

둘째, 홀수 번째 구와 다음의 짝수 번째 구, 이것을 각각 출구(出句)와 대구(對句), 혹은 안짝과 바깥짝이라고 하는데, 그 두 구는 두 번째 글자와 네 번째 글자만 보면 평측이 서로 반대다. 이 시의 첫구는 ‘입성-입성-평성-평성-상성’이므로 ‘측-측-평-평-측’이다. 둘째 구는 ‘평성-평성-입성-상성-평성’이므로 ‘평-평-측-측-평’이다. 그 둘의 두 번째 글자와 네 번째 글자의 평측이 서로 반대임을 알 수 있다. 셋째 구와 넷째 구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셋째, 짝수 번째 구의 마지막에는 반드시 평성자로 된 운자(韻字)가 와야 한다. 한시의 압운은 대개 106개 운목의 평수운(平水韻) 체계를 따랐다. 시운(평수운, 106운)의 일람표는 자전의 뒤에 제시되어 있다. 한 글자가 어떤 운목에 속하는지 알려면, 자전을 뒤적이거나 경험으로 체득하여야 한다. 압운의 범위에서 벗어났을 때는 낙운(落韻)이라 하며, 근체시에서는 금기로 여겼다.

넷째, 둘째 구와 셋째 구는 두 번째 글자와 네 번째 글자만 보면 평측이 같아야 하는데, 이를 점(黏)이라고 한다. 찰싹 들러붙는다는 뜻으로, 이렇게 해야 비로소 처음 두 구와 다음 두 구가 연결된 느낌을 갖는다. 이 규칙을 어긴 경우를 실점(失黏)이라고 하며, 근체시에서는 병통으로 여겼다.

다섯째, 셋째 구의 마지막 글자는 반드시 측성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둘째 구와 셋째 구의 평측이 미묘한 차이를 갖게 된다. 둘째 구의 마지막에는 반드시 평성 운자가 와야 하므로, 셋째 구는 마지막 한 글자로 변화를 낳게 된다.

여섯째, 각 구는 앞의 두 글자와 뒤의 세 글자 사이에 휴지(休止)가 있는데, 아래 세 글자가 나란히 평성이거나〔三平〕 나란히 측성〔三仄〕이면 밋밋해서 안 된다. 또 세 글자의 한 가운데 있는 글자가 그것만 단독으로 평성〔孤平〕이거나 그것만 단독으로 측성〔孤仄〕이면 지나친 굴곡이 생겨서 안 된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가원, 『한국한문학사』(민중서관, 1973)
심경호, 『한문문체론』(이회문화사, 2001)

논문

민병수, 「고려시대의 한시연구」(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4)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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