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는 조선 인조 때에 좌의정을 역임한 춘성부원군(春城府院君) 남이웅(南以雄, 15751648)의 부인 조애중(曺愛重, 15741645)이다. 조애중은 『병자일기』를 집필할 당시 63세~67세 사이의 노년이었다.
1책의 한글 필사본이다. 표제는 ‘숭정병자일기(崇禎丙子日記)’로 되어 있으나 ‘병자일기’로 일컬어진다.
원본은 충청남도 공주군 반포면 공암리(성강마을)에 있는 남산영당(南山影堂)에서 후손들이 보존 · 관리하고 있으며, 영인본의 전문은 『역주 병자일기(譯註 丙子日記)』에 수록되어 있다.
원본은 1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종이의 크기로 보아 본래 4책으로 편집된 책을 합철한 것으로 보인다. 현전하는 원본 『병자일기』는 표지 1장에 본문 7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상으로 보아 앞과 뒤에 각각 낙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현전하는 원본은 원래 있었던 일기의 중간 부분으로 추정된다.
『병자일기』는 조애중이 1636년(인조 14) 12월부터 1640년(인조 18) 8월까지 3년 10개월 동안의 일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글이다. 작품은 시간 순서에 따라 난중피란기(亂中避亂期) · 서산당진체류기(瑞山唐津滯留期) · 충주체류기(忠州滯留期) · 서울귀환기(歸還期) 네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난중피란기는 병자호란의 발발로 급히 피난길에 오른 1636년(인조 14) 12월 15일부터 병자호란이 종식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당진으로 거처를 옮긴 1637년(인조 15) 2월 17일까지의 기록에 해당하며, 작자가 피난길에 겪었던 갖가지 어려움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산당진체류기는 1637년(인조 15) 2월 18일부터 1638년(인조 16) 1월 25일까지의 기록에 해당하며, 친척들의 배려로 서산 당진에 머물적에 심양(瀋陽)으로 떠난 남편에 대한 걱정과 죽은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충주체류기는 1638년(인조 16) 1월 26일부터 5월 28일까지의 기록에 해당하며, 남편과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과 농사를 지으며 집안을 꾸려 가는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울귀환기는 1638년(인조 16) 5월 29일 이후의 기록에 해당하며, 다른 시기의 기록들과는 달리 심양에서 귀환한 남편의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다.
현존하는 여성의 한글 일기 가운데 창작 연대가 명확하게 밝혀진 최초의 사가(私家)의 일기로, 병자호란에 관한 민간의 체험을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