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는 『동시총화(東詩叢話)』의 저자는 안택중(安宅重, 1858~1929)이다. 안택중의 본관은 광주(廣州)이며, 세거지는 김해(金海)다. 1880년에 증광 진사시(增廣 進士試)에 3등으로 합격하였고, 이후 사범학교 교관 및 교장 · 수학원 교관 등을 역임하였다.
『동시총화』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과 일본 동양문고에 2종의 필사본 이본이 소장되어 있다. 규장각 소장본 『동시총화』는 속집 포함 총 5권이며, 동양문고 소장본 『동시총화』는 불분권(不分卷) 1책으로, 두 이본은 서명만 같을 뿐 내용이 판이하여 별개의 이본으로 간주된다.
규장각 소장본 『동시총화』는 안택중(安宅重)이 1915년 3월 19일부터 1918년 8월 20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한 『동시총화』를 저본으로 한 축약본이다.
규장각 소장본 『동시총화』를 중심으로 구성과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라 · 고려 ·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역대의 유명 인물 및 문인의 시 작품과 그에 관한 일화 · 비평 등을 서술하였다. 하지만 일정한 주제 · 시기별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인물들은 신라시대의 최치원(崔致遠)을 비롯한 신라 여성 시인, 고려시대의 김부식(金富軾) · 이제현(李齊賢) · 정몽주(鄭夢周) · 이곡(李穀), 조선시대의 성삼문(成三問) · 김극검(金克儉) · 정렴(鄭磏) · 김종직(金宗直) · 송익필(宋翼弼) · 백광훈(白光勳) · 강백년(姜栢年) · 정여창(鄭汝昌) 등을 비롯한 허난설헌(許蘭雪軒) · 부인 김씨(婦人 金氏) · 창기(娼妓) 취선(翠仙) 등의 여성들이다. 이 밖에도 중국인 설교(薛喬) · 설고(薛皐) 등과 일본인이 지은 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권1에는 「유응부기계인(兪應孚杞溪人)」에서 「홍화포익한(洪花浦翼漢)」, 권2에는 「한악부공후인(漢樂府箜篌引)」에서 「홍행우잔고주패(紅杏雨殘沽酒旆)」, 권3에는 「오달제호추담(吳達濟號秋潭)」에서 「한악부파동삼협가(漢樂府巴東三峽歌)」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으며, 권4에는 「정지윤감회시(鄭芝潤感懷詩)」에서 「과산해관제오삼계전후(過山海館題吳三桂傳後)」, 속집에는 「송목지관이언진(松穆之館李彦瑱)」에서 「중강현시(中江縣詩)」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신해음사집(辛亥唫社集)』 · 『기아(箕雅)』 · 『고부기담(姑婦奇譚)』 · 『저호시화(樗湖詩話)』 · 『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 · 『청구철영(靑邱綴英)』 등 저자가 『동시총화』를 편찬할 때 참고한 시사집(詩社集) 및 시문집이 인용되어 있으며, 저자와 직접적으로 교류했던 중국인 · 일본인 · 영국인의 비평을 비롯해 여성 시인들과 그의 스승이었던 해옹(海翁)의 시화에 대한 비평 등이 인용되어 있다.
이전 시기에 편찬된 시화류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조선 말기의 시화를 수록하고 있으며, 특히 역관사가(譯官四家)에 속하는 정지윤 · 이언진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많은 시가를 수록하고 있어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