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3책. 필사본. 필사연대는 분명하지 않고, 후손이 고본(稿本)을 초사한 것으로 보인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2에 시 328수, 권3에 잡저 3편, 제문 3편, 설(說) 2편, 발(跋) 2편, 기(記) 2편, 묘지문·장초(狀草)·전(傳)·서(書)·논(論)·애사(哀辭)·서(序) 각 1편 등이 분류되지 않고 수록되어 있다.
시가 비교적 많은데, 그가 농촌에 묻혀 살아 변모해가는 세상과는 단절되어 있었으므로 시대에 대한 인식은 보이지 않고, 자신을 고요히 관조하는 태도를 볼 수 있을 뿐이다.
「만음(謾吟)」 2수는 농촌에서 자연과 더불어 곤궁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잘 묘사하였고, 「송하(松下)」는 초연한 경지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정된 내면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선죽교(善竹橋)」는 가행체(歌行體)의 장편으로 정몽주(鄭夢周)의 학문과 도덕을 찬양하고, 아울러 충신의 말로가 비참함을 한탄한 내용이다.
「술부(述賦)」는 부체로 쓴 특이한 글로 자기의 가보(家譜)를 쓴 것이다. 「유단산기(遊丹山記)」는 단산을 관람한 기행일기로, 도중에 참배한 명현의 사당과 산수, 누대(樓臺)를 돌아본 감상을 자세히 적고 있다.
「옥호한화(玉壺閑話)」는 15장 분량의 잡기인데, 자신과 주위에서 생긴 일을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의 팔불능(八不能)과 팔능(八能)을 적어 스스로를 솔직하게 평가하기도 하였다.
이밖에 명(銘)은 거문고·베개·책상·담뱃대 등 여러 일용기물에 붙인 것들이다. 「선부군심천당공가전(先府君心天堂公家傳)」은 아버지의 약전이며, 조광조(趙光祖)·송시열(宋時烈) 등 명현을 추모한 시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