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고종 8) 안진석의 아들 안홍술(安弘述)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조희룡의 서문, 권말에 안홍술의 지(識)와 사위 이경민(李慶民)의 발문이 있다.
불분권 1책. 활자본. 규장각 도서·장서각 도서·단국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시 89수, 서(書) 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가 수백 편에 달하였으나 저자 스스로 정리하여 없애버렸으므로 약간 편만이 남았다고 한다.
시는 소박하나 날카로운 관찰력이 엿보이며 그 표현이 기묘하다. 그 중 「석경루초하(石瓊樓初夏)」 5수는 석경루 주위 경관의 싱그러운 여름을 표현한 것이고, 「석경루야좌(石瓊樓夜坐)」 3수는 밤과 낮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경치를 운치 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초하과옥계(初夏過玉溪)」·「벽원정소하(碧遠亭消夏)」·「풍암소하(風巖消夏)」는 명승지를 두루 찾아다니면서 무성한 여름의 경치를 찬미한 시로, 극심한 더위를 피하여 한유(閑遊)하는 선비의 의취를 느낄 수 있다.
「흔연관모춘(欣涓館暮春)」 9수는 흔연관 주위의 절경과 더불어 작자의 기발한 시상이 엮어낸 시정을 묘사하여 한 폭의 그림을 바라보는 듯하다. 「제팔준마도(題八駿馬圖)」는 「팔준마도」를 보고 하나의 준마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화가의 뚜렷한 개성이 나타나 있음을 찬탄하여 읊은 시이다. 그밖에 「북장상추(北莊賞秋)」·「한북춘상(漢北春賞)」·「지곡잡영(地谷雜詠)」 등의 시가 주목할 만하다. 서(書)인 「장녀납징회서(長女納徵回書)」는 딸을 시집보내면서 사돈댁에 보낸 서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