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필사본. 권두에 1814년(순조 14)에 쓴 김조순(金祖淳)의 서문이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상은 부(賦) 3편, 시 91수, 문(文) 4편, 제문 1편, 잡저 1편, 찬(贊) 1편, 권하는 과부(科賦) 30편, 과의(科義) 24편, 부록으로 행록·유사·묘지명 각 1편, 애사 3편이 수록되어 있다.
부의 「증문부(憎蚊賦)」는 13세 때 지은 것인데, 여름밤의 모기를 묘사한 것으로 나이에 비하여 문장이 성숙하다. 「연광정부(練光亭賦)」는 아버지 만수가 평안도관찰사로 부임할 때 수행하면서 본 연광정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곳에 모여든 시인묵객들의 작태를 묘사한 것이다.
시에는 「춘우(春雨)」·「망우(望雨)」·「태종우(太宗雨)」 등 비를 소재로 한 것이 많은데, 그 묘사가 뛰어나 관찰이 날카로우나 이면에 은은하게 나타나는 무상감(無常感)은 자신의 생애를 예고한 듯하다.
특히, 「호접(蝴蝶)」·「정초(庭草)」·「충성(蟲聲)」 등에는 인생의 무상함과 허무한 감회가 시의 구절마다 배어 있어서 저자의 목숨이 짧으리라는 징조가 보이는 단명구(短命句)라 할 수 있다. 그 밖에 「봉건론(封建論)」·「도우태을궁(禱雨太乙宮)」·「배수진(背水陣)」·「세즉대숙(歲則大熟)」·「시중천자(詩中天子)」·「유자상시무광(幼子常視無誑)」 등의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