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상회소 ()
정의
1883년(고종 20)함경남도 함흥에 설립되었던 객주 단체.
개설
객주(客主)들이 상업상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개항장 객주 단체이다. 원산상의소(元山商議所)라고도 한다.
설립목적
정헌시(鄭憲時) 등 45명의 객주 또는 객상(客商)이 개항 이후 밀려드는 외국 상인들의 상권 팽창을 견제, 대항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하였다.
내용
상회소의 조직은 도의장(都議長) 2명, 의장 2명, 유사(有司) 3명(회계담당)으로 구성되었다. 도의장과 의장이 독점적으로 운영하였으며, 가입과 탈퇴는 자유였다.
상회소의 최초 가입비는 50냥 내지 100냥이었다. 상회소의 공비명목(公費名目)으로서 객주의 구문(口文)의 10분의 2 내지 3을 거두어 덕원부(德源府) 및 감리서(監理署)의 각종 공용비에 충당하였다.
객주의 전체적인 수세 부담은 상당히 과중하였다. 그러나 객주상회소를 매개로 하여 수세부담이 일원화되어 예전과 같이 귀속처를 달리하는 각종 명목의 무분별한 수탈로부터는 객주들이 보호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상회소의 활동은 수세청부적 기능을 행하거나 또는 외국 상인들의 상권 확대에 대응해 독자적인 매매도 행해 그들의 상권을 유지하려는 것이었다. 후자의 예로 1889년 함경도 방곡사건 때 일본상인의 콩 구입을 위한 내지 침입(內地侵入)에 직면해 상회소가 적극적으로 대응한 일을 들 수 있다.
수세청부적인 기능이나 지방 권력의 엄호라는 특권에 의존해 원산항의 유통기구를 지배하려 하였다는 점에서는 원산상회소는 전근대적이었다. 그러나 객주들 자신이 자발적으로 그들의 상업상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상회소라는 조직을 만들어 외국상인에 대항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즉, 개항기에 일본 상인의 내지 침입을 저지하고 객주의 지위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원산상회소의 노력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일본공사의 상회소 철폐요구에도 불구하고 1892년까지는 상회소가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나 그 뒤의 향방에 대해서 알 수 없다. 원산 이외에 인천·부산·목포 등 개항장에서도 이 상회소와 비슷한 성격의 객주 단체들이 존재하였다.
참고문헌
『춘성부지(春城府志)』
『통리기무아문일기(統理機務衙門日記)』
『개항기(開港期) 외국상인(外國商人)의 침입(侵入)과 한국상인(韓國商人)의 대응(對應)』(이병천, 서울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85)
『한국(韓國) 자본주의성립사론(資本主義成立史論)』(조기준, 대왕사, 19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