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익공계(翼工系) 팔작지붕 건물이다. 적멸보궁이란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건물로, 불사리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므로 내부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 공통적인 형식을 지닌다. 우리나라에는 경상남도 양산의 통도사(通度寺), 강원도특별자치도 인제의 봉정암(鳳頂庵), 영월의 법흥사(法興寺), 정선의 정암사(淨巖寺), 오대산 월정사 등 5대 적멸보궁이 전해온다. 이 가운데 정암사의 적멸보궁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장율사(慈藏律師)가 귀국 직후 직접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다른 적멸보궁의 경우는 사리를 안치한 장소가 분명하여 방등계단(方等戒壇)이나 사리탑(舍利塔)이 조성되어 있지만, 오대산의 경우는 어느 곳에 불사리가 안치되어 있는지 그 정확한 장소가 알려지지 않아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다.
오대산 월정사의 적멸보궁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자장은 신라를 불국토로 재편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귀국하면서 부처의 정골(頂骨)과 불사리 100과를 가져왔다고 전하며, 당시 신라 영토 각지에 불사리를 나누어 봉안하면서 보궁들을 창건했다.
적멸보궁은 상원사(上院寺)를 지나 중대(中臺) 사자암(獅子庵) 위쪽에 위치한다. 사자암은 적멸보궁의 관리와 예불을 위한 노전[爐殿 : 대웅전과 그 밖의 법당을 맡아 보는 임원의 숙소]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보궁의 노전승이 거처하는 곳이다.
적멸보궁 건물의 네 벽 모두는 널빤지로 꾸며진 판장벽(板張壁)이며, 정면 가운데 칸에는 출입문을 달고 양 옆 칸에는 높은 들창을 달았다. 지붕은 청기와를 덮었으며, 용마루와 합각마루에 용두(龍頭)를 올렸다.
최근의 조사에서 이 건물에 대한 몇 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평면의 구성에서 고대의 내외진 이중형식 금당을 연상시키는 외진부와 감실형 내진부가 확인되었으며, 외부의 기둥 위에 설치된 이익공과 달리 내진부의 기둥에는 2출목의 다포가 짜여져 있어 구조상의 차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현재 내진부로 변경되어 있는 원 건물의 외부공포는 조선전기에 유행한 다포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불상이 없는 내부에서 뒷벽에 뚫린 창을 통해 뒤쪽 어딘가에 묻혀있을 불사리를 예배하게 된다. 건물 바로 뒤에는 84㎝ 높이의 지붕석을 얹은 비석이 서 있다. 비석면에는 5층 목탑의 형상이 돋을새김 되어 있으며, 사리탑의 상징물이라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