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전체 높이 8.6m. 얼굴과 팔, 다리 등이 고부조(高浮彫: 모양이나 형상을 나타낸 살이 매우 두껍게 드러나게 한 부조)로 되어 있어 환조상(丸彫像: 한 덩어리의 재료에서 물체 모양 전부를 조각한 상)을 방불케 한다.
소발(素髮)의 머리 위에는 크고 높은 육계(肉髻)가 표현되어 있다.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하면서 지그시 내리뜬 눈과 오뚝한 콧날, 꽉 다문 입 등 얼굴은 박력 있는 표현이다. 귀는 어깨까지 늘어져 길고 큰 편이며 짧은 목에 삼도(三道)가 뚜렷하다. 또한 떡 벌어진 당당한 어깨와 풍만한 가슴은 이 불상의 위용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신체에 비하여 팔은 가늘다.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여 왼쪽 무릎 위에 놓고, 오른손은 오른쪽 무릎에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다. 법의는 우견편단(右肩偏袒)으로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있는데, 얇아서 몸의 굴곡선이 잘 나타나 있다. 옷주름은 날카로운 음각선으로 가늘게 묘사되었다. 대좌 아래까지 얇은 옷주름이 흘러내려 상현좌(裳懸坐)를 이루고 있다.
광배(光背)는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선각으로 따로 새긴 거신광(擧身光)이다. 두광에는 연꽃무늬와 덩굴무늬를, 신광에는 덩굴무늬를 새겼다. 두광·신광의 가장자리에는 불꽃무늬를 조각하였다. 신체에 비하여 얼굴이 비교적 크지만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고 장중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조각 수법이 섬세하고 치밀하여 탄력성과 박진감이 잘 나타나 있다.
오른쪽 무릎 옆에 고부조로 높이 87㎝의 선재동자상(善財童子像)이 부처님을 향하여 예배하는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다. 신체는 약간 마멸이 되었으나, 오른손에는 무엇인가 지물(持物)을 들고, 왼손은 배 앞에 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약간 아래를 향한 시선이라든지 입가의 부드러운 미소가 조용한 자세와 조화를 이루어 신심(信心)이 잘 나타나 있는 듯하다. 대좌 아래에는 배례석(拜禮石)이 마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장중한 인상을 주며, 조각 수법이 섬세하고 치밀하여 탄력성과 박진감이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신체에 비하여 얼굴이 비교적 크다. 그리고 신체 각 부분의 불균형한 비례와 경직된 표현 등은 고려시대 거불(巨佛)들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이 마애불의 조성 연대는 통일신라 말기 혹은 고려 초기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