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

현대문학
작품
오상원(吳尙源)이 지은 단편소설.
정의
오상원(吳尙源)이 지은 단편소설.
개설

작가의 등단작으로, 1955년『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전후작가인 오상원이 동란 중의 가상적 현실을 긴박감 있게 형상화하여 전쟁의 파괴성과 함께 인간 삶의 무의미와 부조리성을 담론하는 삼인칭소설이다. 한 시간 후면 처형되는 주인공의 유예된 서술의식이 전경화되어 독자에게 읽히는 소설이다.

내용

주인공 ‘그’는 수색대를 이끌고 적의 배후 깊숙이 침투했다가 본대와 연락이 끊어지면서 소대원을 이끌고 남하하게 되었다. 적을 피해 산을 타고 남하하나 작은 전투와 기아와 피로로 대부분의 소대원을 잃어버린다. 눈과 기아와 추위와의 싸움은 계속된다. 이제 선임하사와 그만 남았다. 군대 생활이 무엇보다도 재미있다던, 일본군에 소집되어 남양전투에도 종군했고, 팔로군과 국부군을 거쳐 온 선임하사도 결국 총에 맞아 죽는다.

며칠이 더 지난 어느 날 저녁, 그는 몸을 숨긴 어느 민가에서 적에게 잡혀 죽게 된 한 포로를 구원하다 부상한 채 적들에게 사로잡혔다. 그 포로는 포로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가 기계나 도구가 아닌 생명체 인간임을 느낀다면서 남을 향해 걷다가 살해되었다. 그도 이제 그 포로가 그랬듯이 사수가 뒤에서 겨누고 있는, 남쪽으로 난 길에 들어서서 흰 눈 위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에서 작자는 동란의 현장을 역사의 사실적 이야기로 그리고 있기보다는 실존주의적이거나 허무주의적 동기화로서 서사담론화하고 있다. 그래서 작자가 「유예」라는 서사 텍스트로서 독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동족간의 전쟁이라는 비극성이나 정치적 이념의 갈등을 넘어서 전쟁이라는 사건이 응축할 수 있는 인간과 인간 삶의 반어적 진실성이다.

전쟁이야말로 인간이 스스로를 바르게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조망의 틀이며 역사이며 아픔인 것이다. 인간에게 전쟁은 선택한 것이면서 또한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된 부조리이다. 그래서 이 작품의 한 주인공은 포로가 됨으로써 비로소 스스로 살아 있는 생명을 자각한다. 작자 역시 많은 전후의 작가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듯 짙은 회색의 색조로, 허무에 깊게 잠긴 목소리로 인간과 전쟁을 담론하고 있다.

참고문헌

「오상원론(吳尙源論)」(김우종, 『문학춘추』2, 19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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