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회사 창립 두 돌을 맞아 발간에 착수, 이듬해 2월에 첫선을 보였다. 자체의 보편적 성격만이 아니라 올바른 민족문화 수립을 위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일반 대중들의 지적향상과 계몽을 위해 발행되었다. 그리고 1969년에 새로운 『을유문고』를 펴내면서 정치·법률·경제·철학·역사·예술·과학 등 각 영역을 총망라한 항구적 사업으로 지향하고자 함을 선언하였다.
초기 『을유문고』는 순백도림지(純白道林紙)를 사용하였고, 분량은 150쪽 안팎, 값은 200원 내외였다. 이후 1969년에 새롭게 발간된 『을유문고』는 6·25전쟁 전 문고본과 견주어보면, 가로의 길이는 10㎝로 같고, 세로의 길이가 14.7㎝에서 17㎝로 변형된 장체본(長體本)이다.
『을유문고』의 출간은 본래 일련번호순으로 기획되지 않았다. 매우 산발적으로 매달 또는 매주 나오기도 하였고, 독서계의 열망에 따라 중판 또는 증판되는 책도 있었다. 애초의 계획은 1947년 12월 1일 정인보의 『양명학연록(陽明學演錄)』을 첫째 권으로 간행하려 하였으나, 원고 진행상 박태완의 『성탄제』가 1948년에 첫 번째 권으로 출판되었다. 『을유문고』는 모두 35권으로 발표되었는데, 이 중에는 『요로원야화기(要路院夜話記)』(이병기選解)·『신앙과 인생』(김교신 유고)·『조선사교정(朝鮮史敎程)』(전석담)·『경제학입문』(고승제)·『시경초(詩經抄)』(양주동,역주) 등이 들어 있었다. 6·25전쟁 전까지 모두 52권이 문고로 기획되었으나, 26권은 내고 나머지 26권은 중도에 그만두었다.
1969년에 새롭게 펴낸 『을유문고』는 첫해에 무려 30권이나 집중적으로 발행하였다. 『한국의 문화』(문일평 저)를 제1권으로 한 『을유문고』는 1989년 2월까지 267권을 출간하였다. 『을유문고』의 발간자취는 다음과 같다. 1969년 30권, 1970년 20권, 1971년 30권, 1972년 20권, 1973년 30권, 1974년 30권, 1975년 30권, 1976년 30권, 1977년 10권, 1980년 6권, 1981년 4권, 1982년 5권이 발간되었고, 1983∼1988년에 22권이 나오는 등 총 268종이 발행되었다.
가장 많이 팔린 책 가운데에는 『명심보감신석(明心寶鑑新釋)』(이민수 역)·『논어』(차주환 역)·『혈(血)의 누(淚)(외)』(이인직 작)·『부생육기(浮生六記)』(심복 저, 지영재 역)·『노자도덕경』(남만성 역)·『인생론』(톨스토이 저, 김병철 역)·『타골시선』(유영 역)·『사회심리학』(사아젠트 저, 양회수 역)·『생활의 발견』(임어당 저, 김병철 역) 등이다.
1990년대부터는 을유문고 발행을 중단, 새로운 문고로 을유라이브러리를 기획, 1994년 제1권으로 김동인의 『감자·배따라기』, 제2권 나도향의 『물레방아』, 제3권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해 1999년까지 42권을 발행하였다.
『을유문고』는 발간 초창기부터 저렴한 책값으로 학생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의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는 『을유문고』목록에 세계적인 명작을 비롯하여 번역물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국내 필자의 독창적인 저작물이 대세를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