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성정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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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개념
성리학에서 이기 개념으로 우주와 존재를, 성정 개념으로 인간의 도덕적 행위 근거를 설명하는 성리학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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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성리학에서 이기 개념으로 우주와 존재를, 성정 개념으로 인간의 도덕적 행위 근거를 설명하는 성리학이론.
내용

이기론이 우주론과 존재론의 영역에 속한다면, 성정론은 주로 인간의 도덕적 행위 근거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이기론적 사유의 틀이 적용되고 있다.

이기성정론은 중국의 송대 유학에서 그 발단을 찾을 수 있지만, 이는 조선조 16세기 이후의 성리학자들에게서 보다 정치한 논리 전개가 이루어졌으며, 조선조 유학의 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학문적 성취를 이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理)는 형이상자(形而上者)고 만물을 낳는 근본이며, 기(氣)는 형이하자(形而下者)고 만물을 형성하는 자료(資料)를 뜻한다. 그런데 이기론에서는 무엇보다도 양자의 관계에 관심이 집중된다.

성리학자들은 대체로 ≪주역≫ 계사전과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에 근거해 인간 및 만물은 음과 양 두개의 기준이 서로 묘합해 생겨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음양을 기라 하고 음양현상의 원인으로서의 도(道)를 음양과 구별하여 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이를 본원까지 탐구해 그 구극적 실체를 태극(太極)이라고 한다.

주희(朱熹)는 이의 개념을 사물이 ‘그렇게 된 까닭(所以然之故)’과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까닭(所當然之則)’이라고 하고, 그것은 불변적이며 그치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곧 존재 원리 및 당위의 법칙이 되는 셈이다.

이와 기는 본래 우주의 생성과 존재의 문제를 해명하기 위한 개념이므로, 사물에 있어서는 이와 기 양자는 언제나 붙어 있다.

다만 이이(李珥)의 견해에 의하면 이는 무형(無形)이며 무위(無爲)이고 기는 유형(有形)이고 유위(有爲)인데, 형(形)과 위(爲)가 없는 이가 형과 위가 있는 기의 주재가 된다고 한다. 이를 이이는 ‘기발이승(氣發理乘)’이라고 한다.

“이와 기가 결합해야만 사물이 되지만(理氣合而命物), 그러나 이는 사물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理命物而不命於物者).”고 이황(李滉)은 주장한다. 현실적 사물에서 보면 이와 기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러나 그 개념상 양자는 결코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즉, 이와 기는 동시 존재하면서도 이는 법칙성을 갖는 불변자인 한편, 기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현실적 사물의 차별상은 기의 바르고 치우침, 맑고 혼탁함에 기인한다.

성정론은 우주론적인 이기론을 인간의 본성과 감정의 문제에 환원한 논의의 체계이다. 인간도 우주 안의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성정은 곧 우주의 법칙적 지배 아래에 있다. 따라서 우주 자연의 생성, 존재의 구조가 기발이승이라면 내 몸의 성정도 기발이승이라는 것이 이이의 기본 견해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성리학자들은 인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과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구별해 해명하려고 한다. 본연지성은 기를 떼어 낸 이만 가리킨 것이고, 기질지성은 이와 기가 합해진 실제의 인간 본성이다.

이는 순선무악(純善無惡)한 것이므로 본연지성도 순선무악하다. 그러나 청탁의 차이가 있는 기가 들어 있는 기질지성은 기의 청탁에 따라 선하게도 악하게도 될 수 있다.

성을 본연과 기질로 구분했다면 정은 전통적으로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으로 구별해 왔다. 사단은 선(善)한 본성이 피어난 순선무악의 감정이고, 칠정은 단지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 등 인간의 감정을 일곱 개의 범주로 나눈 것을 총칭한 것으로서, 가치면에서는 중립적인 감정이다.

따라서 성리학자들은 쉽게 본연지성과 사단을, 기질지성과 칠정을 연계시켜 생각한다. 그런데 이기론의 체계에서 이와 기는 양자가 서로 떨어져 있지 않으므로 본연지성은 한갓 추상적 개념일 뿐이다. 그러나 사단은 실제의 감정이므로 사단을 본연지성과 같이 순리(純理)의 정이라고만 할 수 없는 난점이 생긴다.

이에 이황은 사단을 ‘이발이기수지(理發而氣隨之)’, 칠정을 ‘기발이이승지(氣發而理乘之)’로 구별한다. 즉, 사단칠정이 모두 이와 기가 합해진 실제의 정이지만, 순선무악한 사단과 선악미정의 칠정과를 구별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이이는 천지의 조화나 내 마음의 성정도 모두 기발이승이라는 하나의 길[一途]만 있을 따름이라는 견해를 견지해, 사단도 칠정도 모두 정이지만 사단은 그 가운데 특히 선한 것만을 지칭한 것일 뿐이라 하였다. 즉, 사단의 정은 모든 정의 총체로서의 칠정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송시열(宋時烈)은 이이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즉, 기발이승일도인 한 사단에도 악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사단과 칠정을 완전히 합일해 보는 것이 송시열의 입장이다.

이기성정론은 이처럼 성리학자들에게 있어서 우주와 인간의 문제를 해명하는 개념적 도구였으며, 동시에 유학 사상의 최대 과제인 천인합일(天人合一)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성리대전(性理大全)』
『퇴계전서(退溪全書)』
『율곡전서(栗谷全書)』
『송자대전(宋子大全)』
집필자
곽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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