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黃順元)이 지은 장편소설. 1951년 1월∼1956년 12월까지 ≪새가정≫에 연재되었다. 첫 발표 때의 제목은 ‘천사(天使)’이다. 1957년 중앙문화사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이 작품은 부상으로 한 팔을 잃은 최종호가 김 목사에게 건네주는 갱생아의 자술서를 읽는 데서 시작된다.
2층에서 일하다가 떨어진 아버지를 여의고 고아가 된 차돌이, 동생을 불장난 하다가 죽이고 전쟁의 폭격으로 부모를 잃은 남준학, 평양에서 피난 오다가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김백석, 어려서부터 거지와 소매치기 노릇을 한 짱구대가리 등 모두가 6·25 전쟁이 낳은 비극적인 환경을 헤매던 고아들이다.
이 고아들을 갱생원이라는 이름으로 수용하여, 미군부대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잇속을 챙기면서 허울좋게 구제사업을 내세우고 있었다. 김 목사는 직조업을 하다가 6.25 때에 다 날아가 버린 것을 다시 일으켜 사회사업의 하나인 갱생원을 홍 집사와 같이하게 된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유 선생이 있는 반면에, 종호는 병원을 하면서 대학에 나가는 정 교수의 소개로 이 갱생원에 부임하여 무엇인가 원생을 새로운 천지로 이끌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그 최선이 그대로 실천되는 것이 아니고 비리와 폭력과 부딪쳐 충돌하고 좌절하며 격분하면서 인간애의 정신으로 그것을 극복하여 다시 출발할 수 있는 낙원의 길목을 연다. 여기에는 갱생원의 비리와 왕초의 독버섯과 같은 폭력과 사창가의 비정한 물욕이 잘 반영되어 있으며 정 교수를 지주로 하는 휴머니티의 발현과 새로운 질서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피 어린 삶의 자세가 잘 부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