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굿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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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 관덕정 마당 입춘굿놀이
제주 제주 관덕정 마당 입춘굿놀이
민간신앙
의례·행사
입춘날 제주도에서 치러졌던 마을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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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입춘날 제주도에서 치러졌던 마을굿.
내용

관에서 주관하여 치러졌던 무속으로 1929∼1930년대까지 행해졌다. 입춘굿이 벌어지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해마다 입춘 전날에는 온 섬의 수심방[首巫覡]이 관덕정(觀德亭) 또는 동헌에 모여서 전야제를 치르게 된다.

이 전야제 때에는 미리 만들어두었던 나무로 된 소를 끌어내어 제를 지내는데 거기에는 극적인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 이튿날 아침에는 호장(戶長)이 머리에 관을 쓰고 몸에는 예복을 입고 나와서 목우(木牛)에 쟁기를 메운다.

심방들은 군복(軍服, 巫服)을 입고 목우를 끌며, 그 앞에는 여러 가지 악기를 갖춘 사람들과 탈을 쓴 기장대·엇광대·빗광대·초란광대·갈채광대·할미광대 등이 나아가고, 그 뒤에는 어린 기생들이 보호하면서 따라가며 북·장구·징 따위의 무악기(巫樂器)소리를 울리며 호장을 호위하여 관덕정 앞마당에 이른다.

이 때 여기에 모여든 전도의 심방수는 보통 100여명에 이르렀다는 기록을 보면 이 굿놀이의 성격이나 규모가 대단하였다는 것을 짐작하여 볼 수 있다. 호장은 심방들을 민가에 보내어 여러 가지 곡물들을 얻어오게 하고, 얻어온 곡식에서 여물고 안 여문 상태를 보며, 또는 보리밭에 나아가 보리를 뽑아오게 하고 그 보리뿌리의 돋아남을 보고 새해 농사의 흉풍의 조짐을 점친다.

그리고 또 같은 모습으로 객사(客舍)에 이르러서 수심방은 주문을 외게 된다. 다시 일동은 동헌에 이르러 호장이 쟁기와 따비를 잡고 와서 밭을 가는 시늉을 하면, 한 사람은 탈에 긴 수염을 단 농부로 꾸미고 오곡의 씨앗을 뿌리며, 또 한 사람은 물감으로 새털과 같이 그린 옷을 입고(또는 새털로 꾸민 옷을 입음.) 새로 가장하여 무엇을 주워먹는 시늉을 하며, 다른 한 사람은 가죽옷을 입은 사냥꾼이 되어 그 새를 쏘는 체 한다.

이 때 여자가면을 쓴 두 사람이 서로 시앗싸움을 하며 다투면 또 남자가면을 쓴 한 사람이 나타나서 제 부인들의 시앗싸움을 말리는 체 하는데, 관중들의 흥분도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이 때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목사가 관중들 앞으로 다가와 술·담배를 권하며 관(官)과 민(民)이 한데 어울려 노는 흐뭇한 장면이 벌어지게 된다. 호장이 물러간 뒤 심방들은 관덕정 마당에 이르러 북·장구를 치며 뱅뱅 도는 춤을 추다가, 마지막에는 초감제본풀이를 구송(口誦)하고 태평과 풍년 등을 빈 다음에 헤어진다.

참고문헌

『남국(南國)의 무속(巫俗)』(진성기, 형설출판사, 1966)
집필자
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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