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같은 해 극단 신협(新協)에 의하여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6·25동란을 배경으로 하여 전쟁의 파괴성에 의하여 상처입은 두 자매의 우애를 그리고 있다.
동생 옥경은 가난한 전쟁 피난민들이 모여 사는 지하실에서 살고 있는데, 어느날 옥경의 회사 사장이 매춘부로 전락한 언니 성희를 찾아서 데리고 나타난다. 성악 전공 음대생이었던 언니는 중공군한테 정조를 유린당한 뒤 창녀로 전락하였던 것이다.
같은 지하실에 사는 시인 최열은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는 성희를 바다에서 구출하면서부터 성희를 사랑하게 된다. 옥경은 최열을 사랑하고 있었으므로 묘한 삼각관계에 빠지게 된다.
그러자 옥경은 자신의 사랑을 자매의 우애심으로 양보하고자 하나, 오히려 성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시인을 동생에게 양보하고 다시 사창가로 돌아간다는 비극이다. 이 작품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타락하여 구원의 길을 잃은 여성을 그림으로써 전쟁의 파괴성을 조명하고 있다.
유치진은 특히 6·25동란을 소재로 하여 전쟁의 참혹성과 이데올로기가 빚는 비극을 그린 작품들을 몇 편 남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은 전쟁 때문에 파괴되는 인간의 꿈을 현실의 타락상을 통하여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