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電鐵)이라고도 한다. 전기철도는 전기방식에 따라 직류전기철도와 교류전기철도로 나뉘고,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에 따라서는 직접 급전방식과 흡상변압기(BT) 급전방식, 단권변압기(AT) 급전방식으로 나뉜다. 가선방식에 따라서는 가공 단선식, 가공 복선식, 제3궤조식이 있다. 전기차에는 수송능력이 크지 않은 경전철과 여객 및 화물수송이 가능한 중대형전철이 있다. 수송목적에 따라서는 시가지전철, 도시전철, 교외전철, 도시간전철, 간선전철, 산업선전철 등으로 구분된다.
이전의 철도는 객차나 화차를 궤도 위에서 견인하는 데 필요한 동력을 석탄이나 유류 등의 연료를 사용하여 기관차 내부에서 발생시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강한 힘을 가진 전기철도로 전환하여 가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철도는 1834년 미국의 대장장이 데이븐포트(Davenport)가 솔레노이드(solenoid)를 사용한 왕복운동 전동기로 기관차를 제작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이후 1881년 독일에서 세계 최초로 직류방식 전기철도를 완성하여 시가전차로 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열차 속도의 향상과 에너지 절약 등을 위해 철도의 전철화에 박차를 가하여 왔다.
전기철도는 증기철도나 디젤철도와 비교하여 많은 장점을 보유한다. 첫째, 견인력이 크고 가속과 감속이 용이하여 고속성능이 양호하다. 둘째, 단위당 동력소비량이 적어 경제성이 뛰어나다. 셋째, 에너지 자원을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다. 넷째, 동력차의 수선비와 유지비가 저렴하다. 마지막으로 공기오염의 유발요인이 거의 없고 소음이 적어 공해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개선상에 장점이 크다. 반면 차량비를 포함하여 초기 투자액이 크고, 변전이나 전차선 설비에 대한 보수비가 크다는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기에 의한 차량 운행은 1898년에 청량리∼서대문 간 직류방식의 노면전차가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조선총독부에서 전기철도화계획을 수립하였다. 그 계획에 따라 1926년부터 금강산전기철도회사에서 경원선의 중심역인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전기시설 전환공사를 시작하여 1931년에 금강산전철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본격적으로 전철이 첫 선을 보인 것은 1932년 10월에 개통한 경원선의 복계∼고산 간 53.9㎞ 구간에서이다.
해방 후 1963년 9월 1일에 한국철도공사의 전신인 철도청이 신설되었다. 당시 철도청에서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전으로 수송량이 증가하고 역세권 개발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자 전철화 계획을 본격적으로 수립하였다. 1970년대에는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교통수요의 증가에 대처하고자 석탄 및 시멘트 등의 산업물자 수송을 위해 중앙선의 청량리∼제천 간 155.2㎞를 전철화한 것을 시작으로 산업철도의 전철화가 본격화되었다. 수도권에서는 인구집중에 따른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광역화 및 교통망 확충 사업을 시행하면서 수도권 전철화 사업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전철화 기술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기자재와 시공기술을 전적으로 외국의 도움에 의존하였으나, 지금은 대부분 국내의 기술력을 이용하여 시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향상되었다.
1969년 9월 12일에 산업철도인 중앙선(청량리∼제천) 155.2㎞, 태백선(제천∼정선) 107.9㎞, 영동선(철암∼북평) 85.5㎞를 비롯하여 고한선(고한∼황지) 15.0㎞ 등 모두 363.6㎞에 전철화 공사를 시작하였고, 이후 경원선(서울∼성북) 13.5㎞, 경인선(서울∼인천) 38.9㎞, 경부선(서울∼수원) 41.5㎞ 등 93.9㎞에 대하여 계속 공사가 진행되었다.
1973년 6월 20일에 가장 먼저 중앙선 청량리∼제천 간의 구간이 개통되었고, 이후 태백선과 고한선이 개통되었다. 수도권에서는 1974년 6월에 전철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전철 개통으로 열차운행회수와 연간 수송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열차운행시간도 대폭 단축되었다. 이들 선로의 일일 열차운행회수는 편도 중앙선 45회, 태백선 26회, 영동선 28회로 증가하였고, 연간수송능력은 중앙선이 1040만톤에서 1420만톤, 태백선이 480만톤에서 780만톤, 영동선이 190만톤에서 370만톤으로 증가하여 태백산지 일대의 산업개발에 촉매역할을 하였다.
산업철도의 전철화가 마무리되고 그 성과가 가시화하자 1977년 12월에는 중앙선의 제천∼영주 간 63.9㎞에 대한 전철화의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여 1988년 12월 23일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이로써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의 산업철도 전 구간에 대한 전철화공사가 이루어졌다. 2006년 12월 8일에 경부선 전 구간(441.7㎞)이 전철화됨으로써, 우리나라의 철도 노선에 대한 전철화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국토의 간선망을 형성하는 경부선을 포함하여 호남선, 충북선, 중앙선, 영동선 등에서 전기철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었다. 이로써 전국 대부분 지역을 전기철도가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게 되었고, 철도의 열차운용효율 및 수송능력은 크게 개선되었다.
1974년에 여객 수송용 전기철도가 서울에서 처음 개통되면서 지하구간을 운행함에 따라, 전기철도가 일반 대중에 의해 지하철이라는 용어로 통용되기 시작하였다. 기존에 지하철이라 불리던 철도 가운데 도시 간을 운행하는 노선에 대해서는 광역철도라 부르고, 특별시와 광역시 내에서 운행하는 노선에 대해서는 도시철도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철도가 광역철도를 포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974년 8월에 수도권 전철과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었으며, 수도권에서 강원 영동지방으로 연결되는 노선에 대한 전철공사가 완료되었다. 1기 노선으로 1983년 2호선, 1985년 3호선과 4호선이, 2기 노선으로 1995년 5호선, 2000년 6호선, 1996년 7호선과 8호선이, 3기 노선으로 2009년에 9호선이 개통되었다. 서울시 도시철도 노선의 운영기관은 노선에 따라 다른데, 1·2·3·4호선은 서울메트로(총영업연장 137.9㎞, 총건설연장 146.8㎞), 5·6·7·8호선은 서울도시철도(총연장 162.2㎞),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와 서울9호선운영(주)(총연장 27.0㎞)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들 9개 도시철도 노선의 총연장은 327.1㎞이다.
2017년 5월 서울메트로,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가 통합되어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하였다.
부산에서는 부산도시철도 1·2·3·4호선의 4개 노선에서 총 107.8㎞가 운행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대구도시철도 1·2호선에서 총 53.9㎞가 운행 중이다. 인천에서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29.4㎞, 광주에서는 광주도시철도 1호선 20.5㎞, 대전에서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20.5㎞가 운행 중이다.
도시철도는 대체로 대량수송이 가능한 중대형전철에 해당한다. 일부 도시에서는 대량수송보다는 신속성과 정확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경전철이 운행 중이다. 경전철은 현재 3개 노선에서 운행되고 있다. 부산과 김해 사이에서는 부산-김해경전철이 2011년 개통하여 23.2㎞ 구간을 운행하고 있으며, 경기도의 의정부시와 용인시에서도 각각 의정부경전철(11.1㎞)과 용인경전철(18.1㎞)이 운행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에서 운행되는 도시철도 및 경전철의 총연장은 601.4㎞에 달한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서는 경부선(122.9㎞, 장항선 19.4㎞ 포함), 경인선(27.0㎞), 경원선(42.9㎞), 중앙선(71.2㎞), 안산선·과천선(40.4㎞), 일산선(19.2㎞), 경의선(46.3㎞), 경춘선(81.3㎞), 인천국제공항철도(58.0㎞), 수인선(13.1㎞), 분당선(52.9㎞), 신분당선(17.3㎞) 등이 전기철도로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기철도가 부설된 노선은 대도시에 부설된 도시철도 및 경전철을 비롯하여 경의선(서울∼문산), 경부선(서울∼부산), 호남선(대전 조차장∼목포), 경인선(구로∼인천), 경원선(용산∼소요산), 안산선(금정∼오이도), 분당선(왕십리∼수원), 과천선(금정∼남태령), 일산선(지축∼대화), 충북선(조치원∼봉양), 중앙선(청량리∼영주), 태백선(제천∼백산), 영동선(영주∼강릉), 경전선(삼랑진∼광주송정), 경춘선(망우∼춘천), 전라선(익산∼여수엑스포), 인천국제공항철도(서울∼공항차량기지), 신분당선(강남∼광교) 등이 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전기철도가 운행하는 구간은 KTX를 포함하여 총연장 2522.4㎞에 달하여, 철도의 총운행거리인 3650.1㎞의 69.1%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전기철도 비율은 철도노선이 긴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보다 높은 수준이다. 2005년만 해도 전기철도의 운행거리는 1669.9㎞이었고, 철도의 총운행거리(3392.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2%에 불과하였다.
초기에 개통한 전기철도는 강원 태백산지에 매장되어 있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수송하면서 지역개발은 물론 산업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였으며, 지금도 시멘트와 석탄 등의 지하자원을 전국으로 운반하면서 운송 분야에서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근래 들어 전기철도를 이용한 지하자원의 이동은 다소 감소하였지만, 여객수송량을 확대시키면서 대도시에서의 도로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주요 관광지를 연결시킴으로써 레저산업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민들의 여가활동에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전기철도의 운행은 동력비를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매연 및 소음 발생을 현저히 감소시켜 환경개선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전기기관차의 운행으로 열차의 운행시간도 디젤기관차에 비해 단축되었다. 최근의 철도가 대체로 전기철도로 건설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전기철도의 확충과 발달은 우리나라의 지역 간 연결을 매우 편리하게 해 주는 동시에 기동성을 개선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호남고속철도 및 경강선(원주∼강릉) 복선전철사업 등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전 국토의 고른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기철도가 본격적으로 운행하기 시작한 지 40년이 지났다. 따라서 철도교통의 안전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후시설물을 보수하거나 개량하고 안전관리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전문 인력 양성 등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