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1.64m, 입지름 1m. 명문을 통하여 제작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철제종이다. 종의 정상에는 좌우에 쌍룡(雙龍)이 한 몸으로 등을 지고 웅크려서 꼭지를 이룰 뿐 우리나라 동종에서 보이는 용통(혹은 음통)은 없다.
용뉴 주위에는 복판 16엽의 연화가 돌려져 있는데, 연판과 연판 사이에도 판단(瓣端)이 있어 연판이 중엽(重葉)처럼 보인다. 이 연판 밑으로는 두 가닥의 횡대(橫帶)를 돌리고 그 사이에 화판(花瓣) 9개가 돌아가면서 장식되어 있다.
종신 상부는 8괘로 장식되었고, 종신은 몇 가닥의 횡대로써 상하 2구(區)로 구분한 다음 종선(縱線)으로 상하 8개의 방형(方形) 구획이 마련되었다. 이와 같은 곽(廓)과 곽 사이에는 세로로 긴 장방형 간지(間地)가 마련되고, 이 간지와 곽 안에 명문이 쓰여 있다.
종구(鐘口)는 8능(稜)을 이루고 종구의 능선과 평행하는 넓은 소문대(素文帶)가 돌려져 있으며, 이 소문대 위의 선과 종신의 최하 횡선 사이에 생기는 간지에 당좌 4개를 배치하였다.
이 철종은 형태가 장중하고 조각이 웅경하며 소리도 청아하다. 전체적인 형태에서 개성 연복사종(演福寺鐘)을 연상하게 하는 중국 종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종에는 시주인, 동역인(董役人), 장인(匠人) 등의 성명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중 하단의 곽 안에, “大宋懷州修武縣 百巖山崇明寺 紹聖丁丑歲 丙戌念三日鑄 鐘一顆(대송회주수무현 백암산숭명사 소성정축세 병술염3일주 종1과)”라는 명문이 있다. 이 명문에 따라 중국 하남성(河南省) 회경부(懷慶府) 수무현(修武縣)에 있는 백암산 숭명사의 종이라는 점과 주종 연대가 북송의 철종 소성 4년(哲宗紹聖四年), 즉 1097년(숙종 2)임을 알 수 있다.
원래 이 철종이 어떠한 경위로 전등사에 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일제 말기 금속류의 강제수탈 때 빼앗겼다가 부평 군기창에서 발견되어 신앙심이 높은 불교신도에 의하여 다시 전등사에 옮겨져 현재까지 보존되어온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