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품 (正九品)

고려시대사

제도

정의

고려시대 18품계 중 제17등급의 품계.

개설

무산계(武散階)는 995년(성종 14)에 인용교위(仁勇校尉)와 인용부위(仁勇副尉)의 쌍계로 제정되었고, 문산계(文散階)는 1076년(문종 30)에 유림랑(儒林郎)과 등사랑(登仕郎)으로 정비되었다.

내용 및 변천

문종 관제에 의하면 동반경관직(東班京官職)으로 국자감의 학정(學正)·학록(學錄), 태사국(太史局)의 사신(司辰), 상식국(尙食局)의 식의(食醫), 상약국(尙藥局)의 의좌(醫佐), 양온서(良醞署)·도교서(都校署)·장생서(掌牲署)·도염서(都染署)·잡직서(雜職署)·사의서(司儀署)·수궁서(守宮署)·전옥서(典獄署)의 승(丞), 첨사부(詹事府)의 녹사(錄事) 등이 있었다.

서반직(西班職)으로는 교위(校尉), 남반직(南班職)으로는 액정국(掖庭局)의 전전승지(殿前承旨)가 있었다. 또한, 외관으로는 동경(東京)·남경(南京)과 대도호부(大都護府)·목(牧)의 의사(醫師)와 문사(文師)가 9품 관직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1116년(예종 11)에는 액정국의 전전승지가 삼반봉직(三班奉職)으로 개칭되었으며, 서경(西京)의 속관 가운데 분사국자감(分司國子監)의 조교(助敎)와 분사태사국(分司太史局)의 지사(知事), 분사태의감(分司太醫監)의 판감(判監)·지감(知監) 등이 역시 9품 관직으로 마련되었다.

1136년(인종 14)에 서경분사의 관직들이 모두 혁파되었으며, 1138년에 다시 의조(儀曹)·병조(兵曹)·호조(戶曹)·창조(倉曹)·보조(寶曹)·공조(工曹) 등이 설치되면서 각 조에 승이 9품 관직으로 두어졌다.

한편, 1134년에 제정된 음직(蔭職) 수여규정에 따르면 추밀(樞密)의 수양자(收養子)·내외손·생질과 4품 관인의 직자(直子)에게는 초음직(初蔭職)으로 양온승동정(良醞丞同正)이 제수되었다.

1275년(충렬왕 1)에 원나라의 압력으로 관제가 개편되면서 국자감이 국학으로 개칭되고 이듬해에 첨사부가 세자첨사부로 바뀌었으나 그 속관들은 그대로 존속했으며, 나머지 종9품 관직들에도 변동이 없었다.

1298년에 충선왕이 즉위해 대대적인 관제개혁을 실시할 때에도 국학이 성균감(成均監)으로 개칭되었으나 학정·학록은 그대로 존속하였고, 이와 동시에 봉상시(奉常寺)의 대축(大祝)과 봉례랑(奉例郎)이 정9품 관직으로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1308년에 충선왕이 복위해 다시 한번 관제개혁을 단행하였다.

문산계가 정9품·종9품을 합쳐 통사랑(通仕郎)으로 개정되는 한편, 도첨의사사(都僉議使司)의 녹사를 비롯해 예문춘추관의 검열(檢閱), 성균관의 학정·학록, 전의시(典儀寺)의 녹사, 서운관의 감후(監候), 장의서(掌醫署)의 의좌 등이 정9품 관직이 되었으며, 각 서의 정9품 승은 모두 혁파되었다.

이와 함께 동경과 남경이 각각 계림부와 한양부로 개편되면서 9품 외관직이던 의사와 문사도 혁파되었다. 그리고 도첨의사사의 녹사도 곧 혁파되었다. 1310년(충선왕 2)에는 도교서·도염서의 승이 다시 두어졌으며, 1313년에는 연경궁제거사(延慶宮提擧司)의 사연(司涓)이 정9품 관직으로 신설되었다.

그 뒤 예문춘추관이 예문관과 춘추관으로 분리되면서 각각 검열이 두어졌고, 장의서의 의좌가 봉의서(奉醫署) 의좌로 개편되었다. 그 밖에 사선서(司膳署)의 식의와 잡직서·사설서(司設署)의 승이 복치 또는 신설되었다.

1356년 (공민왕 5)에 반원정치의 일환으로 관제개혁이 이루어지자 문산계는 정·종9품을 합쳐 등사랑으로 개정되었다.

정9품 관직으로는 한림원의 직원(直院), 사관(史館)의 직관(直館), 국자감의 학정·학록, 비서감(祕書監)의 교감(校勘), 대상시(大常寺)의 녹사, 태사국의 사신, 상식국의 식의, 상의국(尙醫局)의 의좌, 상사서(尙舍署)·도교서·도염서·잡직서의 승과 제비주부(諸妃主府)의 녹사 등이 두어졌다.

1362년에는 관계와 관직이 대체로 1356년 이전 상태로 환원되었다가 1369년에 다시 1356년의 개정관제가 복구되었으며, 1371년에 또 다시 1356년 이전의 관제로 환원되었다.

한편, 공민왕 때에는 환관 관부로서 내시부(內侍府)가 설치되어 급사(給事)가 정9품 관직으로 두어졌다. 그러나 우왕 때에 내시부의 폐지와 함께 혁파되었고, 1391년(공양왕 3)에는 봉의서의 의좌와 도교서의 승이 혁파되었다.

참고문헌

『고려사(高麗史)』

『고려음서제도연구(高麗蔭敍制度硏究)』(김용선, 한국연구원, 1987)

「고려시대(高麗時代)의 문산계(文散階)」(박용운, 『진단학보(震檀學報)』 52, 1981)

집필자

변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