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하동(河東). 형부상서 정세유(鄭世裕)의 아들이며, 참지정사(參知政事) 정숙첨(鄭叔瞻)의 동생이다.
이부원외랑(吏部員外郎)을 지냈다. 1183년(명종 13) 금나라가 양(羊)을 선사한 것에 대하여 원외랑으로 금나라에 가서 사례하게 하였는데, 고려가 왕태후 임씨(任氏)의 국상중임을 민망하게 여겨 금나라에서 회사사신(回謝使臣) 보내는 것을 사양하므로 의주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이듬해 아버지 정세유가 서북면에서 돌아와 그 아들을 전조(銓曹: 인사행정 담당)에 제수하기를 청하였으나, 나이도 어리고 지식이 없으므로 이부원외랑에 제수되었다. 1194년 대정(隊正) 이금대(李金大)가 정세유가 반역을 도모한다고 하여 아버지, 형과 함께 남쪽변방으로 유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