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은 개국공신 정도전(鄭道傳)의 아들이다. 녹권은 공신에게 내려주는 공신으로서의 증서이다. 조선 초기에는 개국·정사(定社)·좌명(佐命)의 정공신(正功臣)에게는 공신교서(功臣敎書)와 녹권을 주었고, 그 원종공신(原從功臣)에게는 녹권만을 주었다.
원종공신은 정공신에는 들지 못하였으나 그 다음가는 공이 있는 사람을 뽑아 정하게 된다. 개국원종공신은 1392년부터 1397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수백 명에게 주어졌는데, 1395년 정진이 녹권을 받을 때에도 100여 명이 함께 녹권과 은전(恩典)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은전의 내용은 전(田) 30결(結)과 노비 3구(口)를 상으로 내렸고, 부모와 처에게는 봉작(封爵)을 하고, 자손에게는 음직(蔭職)을 주며, 유(宥)가 후세에 미치도록 하였다. 이 녹권을 통하여 개국원종공신이 선정되는 절차와 은전의 내용, 공신도감의 구성 등을 알 수 있다.
공신도감의 관원은 녹사·판관·부사 각 2인, 이조의 전관원, 그 밖의 수명이 녹권발급에 관여하고 있다. 필서(筆書)한 것으로 세로 31㎝, 가로 620㎝의 두루마리이며, ‘이조지인(吏曹之印)’이 찍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