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일본에서 함께 쓰이고 있는 용어이지만, 우리 나라에서 쓰이는 용례에만 국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선법(旋法)의 이름으로 쓰이는 경우:평조·계면조가 있다.
≪양금신보 梁琴新譜≫의 <중대엽>에 의하면 평조평조·우조평조(sol-mode)와 평조계면조·우조계면조(la-mode)의 4조가 있었다. 현행가곡에 있어서도 sol-mode와 la-mode가 있으며, <영산회상>현악의 상영산도 la-mode에 속한다.
② 조명(調名, key name)의 경우:낙시조·평조·계면조·우조·팔조·막조(邈調) 등이 있으며, 한 가락[一指]에서부터 일곱째가락(7指)까지가 일종의 조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③ 가락(旋律)과 같은 뜻으로 쓰일 경우:김선조(金善調)·풍입송조(風入松調). ④ 속도와 관계되는 경우:만조(慢調)·평조·삭조(數調) 등. ⑤ 풍(風, style)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타령조·염불조·드렁조·메나리조 등이다.
이상과 같은 여러 경우에 따라 그 조의 의미가 각기 다르나 아직까지 이러한 조의 문제는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 나라 음악에 쓰이고 있는 각종 기악곡과 성악곡에 따라, 또는 그 음악의 갈래에 따라 각기 어떠한 음정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 실제음악이 연주되고 있는 상태에서 조사되어 음고가 확정된 것이 없다.
둘째, 조라는 개념은 우리 말의 ‘청(淸)’이라는 개념과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셋째 화성적인 구조가 아닌 헤테로포니(heterophony)구조로 된 선율의 특성과 그에 따른 주음(主音) 혹은 중심음의 개념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그리고 즉흥성이 강조된 음악에서의 중심음의 구조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연구결과가 축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조의 경우 평조·우조·계면조가 있어서, 현행가곡의 평조와 우조는 같은 선법이라는 점과는 다르며, 민요나 판소리에 있어서의 조의 정의나, 시나위에 있어서의 청·할림청, 피리나 젓대에 있어서의 5관청·단5관청·6관청 등이 각기 어떻게 다르며, 그것이 선법 혹은 조(key)의 개념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악학궤범≫의 칠지(七指)와 여러 고악보에 실려 있는 여러 가지 조와의 연관성이 어떤 것인지도 앞으로의 연구에 의해서 밝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