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문전 ()

조선문전
조선문전
언어·문자
문헌
개항기 개화사상가이며 정치가인 유길준(1856-1914)이 라틴문법의 모형에 따라 저술한 국어 문법서.
내용 요약

『조선문전』은 유길준이 라틴문법의 모형에 따라 저술한 국어 문법서이다. 이 책은 필사본 3종과 유인본 2종의 5종이 전하며, 그 연대는 광무 연간으로 보인다. 1909년 개고판이 나오면서 책 이름도 『대한문전』으로 바뀌었다. 이 책의 목차는 서, 문전대의, 제1편 언어론, 제2편 문장론, 부론으로 되어 있으며, 분량은 A5판 80면 미만이다. 제1편에서는 명사·대명사·동사·형용사·부사·후사·접속사·감탄사 등의 8품사를 설정하였다. 제2편에서는 문장성분을 주어·설명어·객어·수식어·접속사로 분류하고, 구를 주부(구)·객부(구)·설명부(구)로 나누었다. 1922년에 『역대한국문법대계』로 펴내었다.

목차
정의
개항기 개화사상가이며 정치가인 유길준(1856-1914)이 라틴문법의 모형에 따라 저술한 국어 문법서.
내용

지금까지 나타난 것은 필사본 3종과 유인본 2종의 5종인데, 그 연대는 ① 유길준 주1인 연대 미상의 필사본 『조선문전』, ② 김민수(金敏洙) 소장본인 1902년의 필사본 『조선문전』, ③ 하동호(河東鎬) 소장본인 1905년의 필사본 『조선문전』, ④ 1906년 유인본 『조선문전』, ⑤ 연대 미상의 유인본 『대한문전』 등과 같은 기록에 따라 광무연간임을 알 수 있다.

저자의 초고인 가장본(표지에 ‘當要更訂 未定草’라 적혀 있음.)은 그의 일본망명(1896∼1907) 초기에 집필되었다고 추정된다. 그리하여 광무연간에 국내에서 필사로 혹은 유인으로 유포되다가 잡지에도 연재되고, 뒤에는 책이름이 『대한문전』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그는 1909년 주2 『대한문전』 서언에서 주3을 30년 연구하면서 개고하기 8차 만에 이루었다 하고, 중간 4차 원고본이 잘못 나가 재판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이에 따르면, 위의 ① 가장본 이전의 저술이 더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나, 그 초기의 초고는 전하는 것이 전혀 없다.

그가 언급한 4차 원고본에 해당하는 것은 1908년 1월과 6월에 거듭 출판된 최광옥(崔光玉)의 『대한문전』뿐이다. 실상 이 책은 『조선문전』에 비하여 머리에 문자론 9면이 더 있을 뿐 이하는 서로 동일한 내용이다.

이 책은 여러 형태로 많이 유포된 개화기 최초의 국어문전이다. 그렇게 수요가 많았던 원인은 교과서가 없어서 허덕이던 시기에 알맞게 간결한 소문전으로 출현한 까닭일 것이다.

그 원본에 충실한 필사본의 내용을 보면, 서에 이어 문전대의(文典大意), 제1편 언어론, 제2편 문장론, 부론 등의 차례로 되어 있으며, 분량은 2호활자 종서로 A5판 80면 미만이다. 음운부분을 미처 서술하지 않은 탓인지, 당시로서는 특이한 2부법이 되었고, 서구문법을 억지로 적용한 부분도 간간이 보인다.

우선, 『조선문전』 서에서는 사람에게 공통된 성음(聲音)과 나라에 따라 서로 다른 언어와 문자를 구분하고, 스스로 있는 문전을 저술하여 우리 고유언어를 표출하고자 하였다.

제1편에서는 명사 · 대명사 · 동사 · 형용사 · 부사 · 후사(後詞) · 접속사 · 감탄사 등의 8품사를 설정하였는데, 이것은 라틴문법의 8품사와 일치된다. 특히, 보통명사 · 관계대명사 · 수사 · 형용사 등의 서술은 의미상 분류로 받아들여지나, 문법상으로는 라틴문법을 모방한 느낌이 짙다.

그런데 동사의 자동과 타동, 주동과 피동, 주4주5, 3시제와 대과거 및 주6 등의 기술이 훌륭하며, 어미인 주7를 3기절(시제) ·4계단(중지 · 종결 등) ·8의사(서법 등) ·2체재(존비)로 특이하게 나누었다.

또한, 부사를 동사 · 형용사 · 부사에 얹히는 종류 및 정격과 변격으로 적절히 나누었고, 조사인 후사를 주격과 빈격, 지체(止體)와 동체로 특이하게 구분하였으며, 접속사를 순체 · 반체 · 연체로 분류한 것도 특이하다.

이와 같은 점에서 라틴문법을 적용한 일본문법(1874년 田中義兼의 小學日本文典과 1876년 中根淑의 日本文典 등)을 참조하였겠지만, 비판적으로 여과한 창의성이 돋보인다. 또한, 조동사 · 후사 · 접속사의 설정으로 보아, 그 문법유형은 조사와 어미를 각각 단어로 분석한 이른바 제1유형임을 알 수 있다.

제2편에서는 문장성분을 주어 · 설명어 · 객어(목적객어 · 주8 · 수식어 · 접속사로 분류하고, 구(句)를 주부(구) · 객부(구) · 설명부(구)로 나누었다. 이에 따라, 간명한 구문도해로 구문을 분석하고, 문장은 단문과 복문 및 연구문(聯構文)으로 분류하였다.

복문과 연구문은 분명하지 않지만, 도치구 · 호응(동체 · 이체 · 결미) · 구법(句法) 등을 설명하고, 부론에서는 활용형의 축약과 받침의 주9을 해명하였다. 이 또한 일본문법(1897년 大槻文彦의 廣日本文典 등)을 참조하고 썼겠지만, 그나름의 특징이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최초로 한국인이 저술한 국어문전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으며, 따라서 문법연구는 1900년대가 아닌 1880년대부터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당시 서구문법이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한 갈래가 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역대한국문법대계』(第1部 第1冊, 塔出版社, 1977)로 펴낸 바 있다. → 대한문전

참고문헌

『조선문자급어학사』(김윤경, 조선기념도서출판관, 1938)
『유길준전집』(유길준전집편찬위원회, 일조각, 1971)
「대한문전고」(김민수, 『서울대학교논문집』-인문·사회과학 5-, 1957)
「국어문법에 미친 외국문법의 영향」(강복수, 『국어문법사』, 형설출판사, 1972)
주석
주1

집에서 간직하던 책이나 판본. 우리말샘

주2

원고를 고쳐 씀. 또는 고쳐 쓴 원고. 우리말샘

주3

문법, 어법을 설명한 책. 우리말샘

주4

바른 격식이나 규격. 또는 격식이나 규격에 맞음. 우리말샘

주5

일정한 규칙에서 벗어난 격식. 우리말샘

주6

형용사의 기능을 가지는 동사의 부정형. 시제(時制)와 태(態)를 나타내며, 인도ㆍ유럽 어족의 여러 언어에 있다. 우리말샘

주7

본동사와 연결되어 그 풀이를 보조하는 동사. ‘감상을 적어 두다.’의 ‘두다’, ‘그는 학교에 가 보았다.’의 ‘보다’ 따위이다. 우리말샘

주8

명제에서, 주사(主辭)에 결합되어 그것을 규정하는 개념. 예를 들어, ‘개는 동물이다.’, ‘하늘은 높다.’에서 ‘동물’, ‘높다’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말샘

주9

자음으로 끝나는 음절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음절이 오면, 앞 음절의 끝소리인 자음이 뒤 음절 초성의 위치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 규칙. 예를 들어 ‘밥이’가 [바비]로 발음되거나 ‘부엌에’가 [부어케]로 발음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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