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상의 배경에는 사자(死者)도 생자(生者)의 일원이 된다는 선조사상과 땅에서의 다스림이 하늘의 것이라는 정치사상이 깔려 있다.
즉, 사자와 생자의 교통과 치자(治者)가 천(天)의 대리자라는 사상이 내포된 것으로, 다만 조화정부에 있어서는 치자가 계획한 사항들을 하늘이 처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조화정부의 구조는 황극(皇極)·후비소(后妃所)를 중심으로 좌우에 좌상과 우상을 두고, 팔방에 여덟 신문[八神門]을 두어 신장을 세운다.
또한 열두 지방에 각각의 방백을 두며, 여덟 군현에 각각 45명의 현감·현령을 둔다. 요직들은 만고원신(萬古寃神)·각성각가(各姓各家)의 선령신(先靈神)·영웅·현인·성인의 문명신(文明神)들이 맡아본다. 왜냐하면 이들이 지난 세상에서 있었던 잘못된 일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며, 또 그 해결방법도 잘 알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면 인륜의 시초인 요(堯)는 마땅히 단주(丹朱)에게 천하를 물려 주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주를 불초하다 하여 순(舜)에게 천하와 두 딸을 주었다. 그리하여 단주가 원을 품었고, 두 딸도 소상강에 빠져 죽었으니 이 또한 원을 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원신은 그 잘못된 것을 알아 바로 고치는 방법을 알고 있으므로 그 신명에게 다스림을 맡기면 잘 처리해 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각 신명들은 자신의 영역을 맡게 되는 것이다. 조화정부가 하는 일은 앞으로 올 인존시대(人尊時代)에 맞추어 인간들이 계획한 것들을 성취시키는 것이다.
다스림에 있어서는 영웅적 패권주의를 물리치고 성업으로써 인망을 얻는 정치를 성취하려 하며, 나라와 나라, 고을과 고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담을 무너뜨리고 서로 교류하게 한다.
또한 가난하고 천하다 하여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북돋워주며 재화의 공평한 분배에 힘쓴다. 즉, 천하개병(天下皆病)이라 일컫는 모든 병을 치유하는 것으로 굶주림·싸움·차별·질병이 없는 지상진경(地上眞境)을 실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