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과 심(心)을 이원(二元)으로 보지 않고 오직 일원(一元)인 지기(至氣)의 운동에 의하여 물과 심이 생겼다고 본다. 따라서, 천도교는 존재문제를 유심과 유물로 나누어 설명하지 않고, 오직 지기일원실재체(至氣一元實在體)인 한울에 귀착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지기는 무한한 대립상극의 모순을 극복하고 조화일치의 통일력을 속성으로 하는 유일한 실재라고 보는 것이다. 교조 최제우(崔濟愚)는 “지(至)는 지극한 것을 가리키고, 기(氣)는 허령(虛靈)이 가득하여 일마다 간섭하지 않음이 없고 명령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며, 형상이 있으나 표현하기 어렵고 소리가 있는듯하나 듣기가 어려우니 이것이 혼원한 하나의 기운이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입장에서 성신쌍전(性身雙全)과 교정일치(敎政一致)의 교리가 나타나게 된다. 즉, 물심이자(物心二者)를 총섭수행(總攝修行)하는 것을 일컬어 성신쌍전이라 하고, 정치문제와 종교적 문제는 결코 분리하여 볼 수 없으며, 정신문화를 존중하는 동시에 물질적 궤도를 또한 중대시하여 그 양자를 병행하여야 한다는 것이 교정일치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유심과 유물의 대립모순을 일원적인 유일실재의 관점으로 통합시킨 입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