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활자본.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군대의 훈련과 국방에 대비하도록 역대의 병서를 참작, 보충하여 시의에 맞도록 순차와 편목을 정하여 만든 책이다.
지금 원본이 전하지 않으므로 간행경위는 분명하지 않으나 문헌에 의하면 태조가 초기에 ≪치진절목 置陣節目≫이라는 좋은 책을 펴낸 사실이 있는데 동일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은 1791년(정조 15) 왕이 내각에 명하여 개간한 ≪삼봉집 三峯集≫ 권13에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는 머리에서부터 총술(總述)·정진(正陣)·결진십오지도(結陣什伍之圖)·오행출진가(五行出陣歌)·기휘가(旗麾歌)·각경가(角警歌)·기정총찬(奇正總讚)·금고기휘총찬(金鼓旗麾總讚)·논장수(論將帥)·무사졸오혜(撫士卒五惠)·용군팔수(用軍八數) 등 각 1편, 삼암(三闇)·삼명(三明) 등 16편이 있다.
그리고 끝에 학자지남도(學者指南圖)·팔진삼십육변도(八陣三十六變圖)·태을칠십이국도(太乙七十二局圖)·오행진출기도(五行陣出奇圖)·강무도(講武圖) 각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논장수>에서는 현장·지장·용장으로 장수의 재목을 구분, 설명하였고, <무사졸오혜>에서는 사졸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엄격함보다 인간적인 면에 중점을 두어서 잘 먹이고 잘 입힐 것, 노고를 덜어줄 것, 병과 상처를 치료해줄 것, 불구자를 어여삐 여길 것, 죽은 자를 애도할 것의 다섯 가지 방법을 열거하고 시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용군팔수>에서는 재물·공업·기계·시험·교육·훈련·정찰·정밀의 여덟 가지 방법을 열거하고 시행에 철저를 기할 것을 강조하였다.
끝에 첨가된 진형도(陣形圖)는 문종 때 수양대군(首陽大君)에게 명편한 ≪진법≫에 그대로 옮겨져서 전하여 오고 있으나, 그 중 <학자지남도>·<팔진삼십육변도>·<태을칠십이국도>·<오행진출기도> 등은 그 도본이나 결진방법이 일부 손실되어 전하지 않고 있다.
고대의 전법도 ≪주역≫에 근거를 두고 길흉과 승패를 판단하였기 때문에 진법 또한 음양오행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함도 사실이지만, 그 시기에는 그 방법이 최고라고 생각되었고, 또 실전에 있어서도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진도가 그러하였으나, 이 책에 기록된 진도는 더 세분되고 더 진보된 것으로 보이지만, 근거를 찾을 길이 없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