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성강도(禮成江圖)」와 함께 이녕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으나 두 작품 모두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다.
「천수사남문도」와 「예성강도」는 우리나라에 실제로 존재하는 승경(勝景)을 그린 작품으로서 이미 12세기에 고려에서는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이룩되고 있었으며 그 중추적 인물이 이녕이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준다.
이인로(李仁老)의 『파한집』에 의하면 이 「천수사남문도」는 화국(畫局, 圖畫院)의 이녕이 그린 것으로 송나라 상인으로부터 예종이 헌증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예종은 이 작품을 중국것으로 알고 여러 신하들에게 자랑하였는데, 이녕이 자기가 그린 것임을 주장하므로 뒤의 배접된 부분을 열어보니 그것을 증명하는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내용이 『고려사』 열전의 방기편(方技篇)이녕조에도 나와 있다.
이로 보면 이녕의 화풍은 북송대의 화풍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면서 국제적 성격을 강하게 띠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또한, 당시에는 고려의 화원들이 자기 작품의 앞면에 낙관(落款)을 하지 못하고 뒷면의 숨겨진 안쪽에 관지(款識)를 써 넣는 것이 상례였음을 시사해준다.
『파한집』에 의하면 천수사는 송도(松都)의 동쪽 도내(都內) 밖 100보(步) 거리에 있던 사찰로서 숲이 우거지고 노래와 피리 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극히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명소를 그린 것이 이 「천수사남문도」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