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경은 척사론자인 안정복(安鼎福)과 같은 시대 사람으로 안정복의 『천학문답』과 똑같은 제목으로 글을 써서 천주교를 비판하였다. 그 요지는 유교의 상제(上帝)와 천주교의 천주(天主)는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천(天)은 무성무취(無聲無臭)하고 형상이 없으며 사물에 있어서의 당행지리(當行之理)와 인심(人心)에 있어서의 성(性)이기 때문에, 그것을 도상(圖像)으로 드러내고 집 안에 설치하는 것은 도리어 하늘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이러한 태도는 스승인 이익(李瀷)의 보유론적 관점(補儒論的觀點)과는 달리 천주교와 유교의 유사성을 완전히 부인하는 것이다. 또한, 안정복이 당략적(黨略的)인 차원에서 서학을 비판, 배척하였다면, 그는 학문적인 차원에서 비판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서양학문이 제시하는 새로운 지식을 믿을 수 있으나 천주교적 세계관은 전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극단적인 척사론을 펴, 후일 천주교박해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