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높이 35.2㎝, 입지름 20㎝, 밑지름 6.8㎝.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항아리의 굽 밑에 ‘淳化四年癸巳 太廟第一室享器匠崔吉會造(순화사년계사 태묘제일실향기 장최길회조)’라는 음각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어, 고려 태조를 향사(享祀)하는 태묘의 제1실에서 사용했던 향기(享器)로 도공(陶工) 최길회(崔吉會)가 만든 사실을 알 수 있다.
순화 4년은 고려 성종 12년, 즉 993년으로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재명(在銘) 고려자기의 예이다. 고려 태묘는 989년(성종 8)에 착공하여 992년에 준공되었으므로 이 항아리는 태묘가 준공된 이듬해의 작품이다. 고려 태묘는 경기도 개풍군 영남면 용흥리에 그 유지(遺址)가 있다.
항아리의 유색(釉色)은 담녹조(淡綠調)의 황갈색계(黃褐色系)로 올리브색에 가까우며 전면에 미세한 유빙렬(釉氷裂)이 있다. 태토(胎土)는 회백색에 가까우며, 굽다리에는 얇은 내화토(耐火土)받침 자국이 여러 군데 나 있어 고려자기의 초기 양상을 보여 준다.이 항아리를 초기 백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