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춘남(春南)이라고도 한다. 고구려 왕으로부터 죽음을 당한 뒤에 신라의 김유신(金庾信)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김유신탄생설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고구려에 있을 때, 고구려왕이 국경지방에 역류수(逆流水)가 있기 때문에 그로 하여금 점을 치게 하였다. 이에 왕비가 음양(陰陽)의 도를 역행하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왕에게 점을 친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러자 고구려왕은 이것을 괴이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왕비는 크게 노하여 이것은 요망한 여우의 말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다른 일로써 시험하여 점괘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중형에 처할 것을 건의하였다.
그리하여 쥐 한 마리를 상자 속에 감추고 추남에게 다시 물었다. 그는 이것은 쥐인데 그 숫자가 여덟 마리라고 하였다. 점괘가 틀렸기 때문에 죽이려고 하자, 추남은 내가 죽은 뒤에 반드시 고구려를 멸망시키겠다고 맹세하였다. 그의 목을 베어 죽이고 쥐의 배를 갈라본 결과 과연 새끼 일곱 마리가 들어 있었으므로 어미쥐와 합하여 여덟 마리로서 그의 점괘가 맞은 사실을 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추남이 죽던 날 밤에 고구려왕은 추남이 김유신의 아버지인 서현(舒玄)의 부인 품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고 이 사실을 여러 신하들에게 알렸다.
고구려의 신하들도 추남이 맹세하고 죽더니 그의 예언이 과연 맞았음을 알고, 추남의 화신인 신라의 김유신을 죽이기 위하여 백석(白石)이라는 사람을 첩자로 삼아 신라에 보냈다. 그리하여 백석은 신라에 파견되어 김유신의 낭도(郎徒)가 되었다. 김유신을 고구려로 유인하여 죽이려고 하였으나 일이 사전에 발각됨으로써, 백석은 위와 같은 사실을 밝히고 도리어 죽임을 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