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는 1925년 3월, 최서해가 『조선문단』에 발표한 서간체 단편소설이다. 최서해의 대표작으로 만주에 이주한 조선인이 겪는 빈궁과 고난을 그려내 신경향파 문학의 출현을 알렸던 소설이다. 가난과 핍박의 체험을 생생하게 고백하는 서간체로 쓰였으며 진정성에 기반해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가 토로한 체험의 서사는 가난과 빈궁에 허덕이는 조선 사회를 적실하게 드러냈으며 평등 지향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프로문학을 추동하기도 했다. 계몽주의와 자연주의가 주류를 형성해 가던 조선문단에 새로운 충격을 던졌다.
「탈출기(脫出記)」는 서간체 독백의 형식을 취해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강조한 소설이다.
소설의 도입부는 주인공인 박군이 친구인 김군에게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간 이유를 설명하고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리기 위해 편지를 쓰는 것으로 시작된다.
박군은 간도에 가면 주1과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가족을 데리고 고향을 떠났다. 그러나 간도에서도 중국인들의 멸시 속에 농사지을 땅도, 생계를 이을 일자리도 구할 수 없었다. 임신한 아내가 며칠을 굶고 남이 버린 귤껍질을 주워 먹는 상황에 처하자 절박함은 극에 다다른다. 심기일전하여 두부 장사를 시작했으나 끓인 두부가 쉬어버리고, 땔나무를 줍다 나무 도둑으로 몰리는 등 벗어날 수 없는 굶주림과 조선인 차별에 마지막 희망마저 잃어버리고 만다. 울분과 분노에 휩싸인 박군은 충실한 노력으로 살아온 자신이 포악하고 허위스러운 세상이 속아 왔음을 깨닫는다. 빈궁과 고통이 험악한 제도 때문이라는 각성에 이른 그는 제도를 부수기 위해 ××단에 가입한다.
「탈출기」는 「기아(饑餓)와 살육(殺戮)」( 『조선문단』, 1925.6), 「홍염」(『조선문단』 1927.1) 등과 함께 신경향파 문학의 대표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신소설과 이광수의 소설, 그리고 『창조』 · 『폐허』 · 『백조』 등으로 이어진 동인지의 소설로 계몽주의와 자연주의가 주류를 형성해 가던 조선의 문단에 획기적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박영희와 김기진 등 카프(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의 주요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프로문학의 예비적 단계로 평가하고 신경향파로 명명했다. 「탈출기」는 이후 목적의식적이고 조직적인 프로 문학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