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4년(영조 40) 저자 신광수가 금오랑(金吾郎)으로 제주에 가서 보고 느낀 그곳의 풍토·산천·조수(鳥獸)·항해 상황 등을 한시로 노래한 작품이다. 모두 60여 수로 작자의 문집인 『석북선생문집(石北先生文集)』 권7에 수록되어 있다.
신광수는 젊어서부터 문명으로 일세를 풍미한 대시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인 가문에 태어났기 때문에 서인이 득세한 상황에서 출사할 수가 없었다. 50세까지 향리 한산(韓山)에서 소일하던 중 탕평책의 일환으로 52세 때 금오랑으로 명을 받고 제주에 입도하게 되었다.
작품 중 5·7언시인 「망한라산오체(望漢拏山吳體)」는 제주의 개국신화·전설을 내용으로 시상을 전개했으며, 「토풍(土風)」에서는 제주와 본토가 언어와 풍속이 다름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하포(下浦)」에서는 장수자(長壽者)가 많은 고장임을, 「입도(入島)」에서는 흰 꿩이 나타나면 상서로운 일이 생긴다는 것을, 「삼월십삼일제해(三月十三日祭海)」는 용제(龍祭)를 소개하여 풍속지적(風俗誌的)으로 고찰할 수 있게 하였다.
고체시는 가창할 수 있게 지었는데, 그 중 「한라산가(漢拏山歌)」는 한라산의 위치와 삼신산(三神山)이 일컫는 신화·전설을, 「제주걸자가(濟州乞者歌)」는 당시 제주인의 비참한 생활상을, 「잠녀가(潛女歌)」는 제주 해녀들의 생활과 관리들의 횡포 등 실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탐라록」에는 본토와 다른 제주의 여러 가지 특색이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특히 230여 년 전 제주지방의 신화·전설·언어·풍속 등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풍토지 관련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