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세시기』 5월조에서 보면 태종의 기일(忌日)인 매년 이날이 되면 비가 오는데 이 비를 태종우라 한다. 태종이 죽을 때 세종에게 말하기를 가뭄이 바야흐로 심하니 내가 죽어 혼이 있다면 이날 비가 오게 하겠다고 하였는데, 과연 그 뒤 이날이 되면 비가 온다고 하였다.
그 당시 한발이 매우 심하여 태종이 상제(上帝)에게 빌어 비를 내리게 하였다는 전설이 되겠는데, 이는 태종의 수리(水利)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설명하는 것이다.
태종은 수리사업에 특히 전념하여 고려말 이래로 파괴되어온 벽골제의 보수를 대규모로 실시한 것을 비롯하여 많은 수리공사를 하였다. 특히, 논에는 음력 5∼6월의 강우가 절대 필요하므로 이무렵에 가끔 엄습하는 가뭄은 벼농사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이러한 한발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하여 관개용 수리시설의 보수와 증축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태종의 관심이 태종우의 이야기를 낳게 한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