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성악곡인 가곡 중의 하나. 원래는 농(弄)의 하나였으나 이 곡조의 변형인 <얼롱 乻弄>이 파생한 뒤에 붙여진 이름이다. <평롱>의 ‘평’은 낮다는 뜻으로 처음을 보통의 음높이로 불러, 처음을 높이 질러 내는 <얼롱>과 대(對)가 되는 곡이다.
남창과 여창에 두루 불리고, 음계는 황(黃)·중(仲)·임(林)의 3음으로 된 계면조(界面調)이다. 종지음은 남창은 탁중려[㑖]이고, 여창은 중려[仲]이다. 남창·여창 모두 5장과 대여음(大餘音)·중여음(中餘音)의 형식으로 되어 있고, 장단도 모두 10점(點) 16박의 기본 가곡장단을 사용하고 있다.
장형(長型)의 시조시를 노래말로 사용하기도 하며, 하규일(河圭一) 전창(傳唱)으로 남창에는 <월정명 月正明>·<남훈전 南薰殿>·<물우희>·<만리장성엔>·<뿌리깊은>의 다섯 곡이 있고, 여창에는 <북두칠성>·<각설이라>·<초당 뒤>·<옥돝이>·<아자 아자>·<한 손에>의 여섯 곡이 있다. 남창·여창 모두 노래말에 따라 가락이 조금씩 다르다.
남창에서 널리 불리는 곡의 노래말은 다음과 같다.
(초장) 월정명 월정명커늘,
(2 장) 배를 타고 추강(秋江)에 드니,
(3 장)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에 달이로다.
(4 장) 아희야,
(5 장) 저 달을 건져스랴 완월장취(翫月長醉)허리라.
여창은 다음의 노래말에 의한 곡이 많이 불린다.
(초장) 북두칠성 하나 둘 서이 너이 다섯 여섯 일곱분께,
(2 장) 민망한 발괄[白活] 소지(所持)한 장(張) 아뢰나이다.
(3 장) 그리던 임 만나 옛 정 말삼 채 못혀여 날이 쉬 새니 그로 민망,
(4 장) 밤○중만
(5 장) 삼태성(三台星) 차사(差使)노아 샛별업시 허소서.
<태평가>를 제외한 다른 가곡과 마찬가지로 남창·여창 모두 거문고·젓대·세피리·가야금·해금·장구 등의 관현 반주에 맞추어 독창으로 부른다. 남창·여창 모두 한배는 대개 1분 50정간(井間)이고, 남창은 <얼롱> 다음 <계락 界樂> 앞에서 부르고, 여창은 <두거 頭擧> 다음에 부르나 <계락>을 생략하고 <우락 羽樂>으로 바로 연결할 경우에는 5장에서 우조로 변조해서 부른다.
≪가곡원류≫에 의하면 ‘맑은 개울에 비단을 빨 듯이 넘실넘실 거리낌없는[浣紗淸川 逐浪翻覆]’ 기분의 흥청거리는 곡태(曲態)를 갖는다. 수록되어 있는 옛 악보로는 ≪현금오음통론 玄琴五音統論≫·≪일사금보 一蓑琴譜≫ 등이 있고, ≪가곡원류≫·≪협률대성 協律大成≫ 등에 노래말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