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두고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저장식품이다. 포는 자연물을 채집하여 식량으로 삼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추측되나, 문헌상으로는 『삼국사기』 신라본기 신문왕 3년조의 폐백품목에서 처음 나타난다.
쇠고기 · 노루고기 · 꿩고기 · 생선 등으로 만들며, 주재료에 따라 노루포 · 생치(꿩)포 · 대구포 · 민어포 등으로 부른다. 쇠고기로 만든 포에는 염포(鹽脯) 또는 산포(散脯) · 약포(藥脯) · 장포(醬脯) · 편포(片脯) · 대추편포 · 칠보편포 등이 있으며, 약포나 편포에 실백(實柏 : 껍데기를 벗긴 알맹이 잣)을 싸서 말린 육포쌈 · 편포쌈 등도 있다.
① 염포 : 쇠고기를 고기결대로 크고 얇게 저며서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얇고 편편하게 한다. 그 다음에 소금 · 후춧가루를 골고루 뿌려서 무친다. 맑은 날 하루쯤 말려서 차곡차곡 겹쳐 백지에 싸서 1∼5시간 정도 눌러두었다가 다시 널어서 말린다.
고기를 찢어 보아서 근섬유(筋纖維)가 털처럼 일어날 정도로 마르면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보관한다. 필요할 때 방망이로 두드려 짤막하게 찢어서 마른안주로 쓴다.
② 약포 : 염포와 같이 고기를 저며 갖은 양념을 하여 잘 섞어 무쳐서 같은 방법으로 말린다. 조미시 다른 것보다 참기름 · 설탕을 넉넉히 넣고 파 · 마늘을 곱게 다져 넣는다. 거무스름하게 마르면 네모꼴로 썰고 위에 참기름과 설탕 섞은 것을 살짝 발라 잣가루를 묻힌다. 약포는 너무 마르면 좋지 않다.
③ 장포 : 고기를 얇게 저며 갖은 양념을 하여 석쇠에다 올려 살짝 구운 뒤, 깨끗한 도마에 구운 고기를 올려놓고 망치로 두드려 양념장에 다시 넣었다가 석쇠에 굽는다.
망치로 두드리는 것을 몇 번 반복하면 고기가 폭신폭신하여진다. 그렇게 되면 양념을 골고루 묻혀서 재어두고 쓸 때 썰어서 쓴다.
④ 편포 : 쇠고기를 곱게 다져서 갖은 양념을 하여 반대기를 지어서 참기름을 바르고 채반에 펴서 말린다.
⑤ 대추편포 : 쇠고기를 다져서 양념하는 것은 편포와 같다. 편포처럼 반대기를 만들지 않고 조금씩 떼어서 대추 모양으로 만든다. 실백을 박아 말려서 잣가루를 묻힌다.
⑥ 칠보편포 : 쇠고기를 다져서 편포와 같은 방법으로 양념을 하여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위쪽에 실백을 일곱알 박아서 만든다.
⑦ 편포쌈 : 곱게 다진 쇠고기를 양념한 다음 조그맣게 반대기를 지어 속에 실백이나 호두를 싸서 말린다.
⑧ 육포쌈 : 얇게 저민 쇠고기를 기름 · 간장 · 설탕 · 후춧가루로 조미하여 속에 실백이나 호두를 싸서 송편 모양으로 만들어 말린다. 껍질이 얇아 속이 비칠듯하게 말라야 좋다.
⑨ 노루포 : 노루고기를 얇고 넓게 저며서 간장 · 후춧가루 · 설탕을 넣고 골고루 주물러 참기름을 발라 채반에 펴서 말린다. 상에 놓을 때는 참기름을 바르고 잣가루를 뿌린다.
⑩ 생치(꿩)포 : 꿩의 가슴살을 얇게 저며 간장 · 설탕 · 후춧가루로 양념하여 참기름을 바르고 채반에 펴서 말린다. 상에 올릴 때에는 노루포와 같은 방법으로 한다. 꿩고기나 닭고기는 보통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생치포는 빛깔을 검게 하기 위하여 간장을 쓴다.
⑪ 어포 : 민어나 숭어 등으로 만든다. 육포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포는 여름보다 봄에 말리는 것이 좋다. 말릴 때에는 자주 뒤집어서 골고루 마르도록 한다. 자주 뒤집지 않으면 채반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염포는 마른안주로 쓰이고, 편포나 약포는 마른안주 · 반찬으로 쓰이며, 장포는 주로 반찬으로 쓰인다. 대추편포 · 칠보편포 · 육포쌈 · 편포쌈은 웃기로 쓰인다. 연회상이나 교자상에는 약포 · 육포를 어울러 담고, 대추편포 · 칠보편포를 웃기로 얹는다. 궁중에서는 염포를 사용하지 않고, 양념간장에 재어 말린 포만을 사용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