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사상이나 도교에서 전래된 신선사상은 사람의 일상생활에는 많은 살신(煞神)이 있어 인간의 운명을 지배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살신에 대한 두려움은 일반 백성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공공연하게 인정되었다.
문명이 지극히 발달한 오늘날에도 역서(曆書)에서는 삼살(三煞)·대장군(大將軍)·금신(金神)·상문(喪問)·태세(太歲)·관부(官符)·병부(病符)·역사(力士)·잠실(蠶室) 등 많은 살신이 기재되어 수조(修造)·동토(動土)·이사(移徙)·가취(嫁娶)·출행(出行) 등을 금하고 있다.
살을 피하는 방법으로는, 집을 지을 때 들보에 ‘응천상지삼광(應天上之三光) 비인간지오복(備人間之五福)’ 등을 쓰고, 집의 문앞에는 “경신년 경신월 경신일 경신시에 강태공이 만들다.”라는 글을 쓴다.
또한, 대궐이나 큰 집을 지을 때는 문루의 기와 위에 십신(十神)의 상을 만들어 세운다. 십신은 소설에 나오는 신과 토지신의 이름으로 대당사부(大唐師傅)·손행자(孫行者)·저팔계(猪八戒)·사화상(沙和尙)·마화상(麻和尙)·삼살보살(三煞菩薩)·이구룡(二口龍)·천산갑(穿山甲)·이귀박(二鬼朴)·나토두(羅土頭) 등이다.
또한, 큰 집에는 문배(門排)라는 것이 있어, 십장생 그림을 붙여 액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수조 및 동토시에는 맹인을 불러 『옥추경(玉樞經)』을 읽어 물리치기도 하고, 제사를 지내서 물리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