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전반기에 일본에서 활약한 백제계 인물이다. 무맹(武猛)에 뛰어나 활을 잘 쏘았으며, 또한 그림을 잘 그렸다. 일본에서는 구다라 가와나리(百濟河成)라고 불린다.
본래 성이 여씨(餘氏)였으나 뒤에 일부러 백제(百濟)로 바꾸었는데, 이는 아마도 멸망한 조국을 잊지 않기 위한 뜻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림을 잘 그려 여러 차례 일본왕의 부름을 받아 옛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렸으며, 산수와 초목 등을 살아 있는 듯 생생하게 잘 그렸다.
이처럼 산수와 인물을 모두 잘 그렸으며, 당시의 일본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음은 기록을 통하여 확실하나 유작은 전하지 않고 있다. 백제계 화풍을 계승하여 자기 나름의 일가를 이루고, 9세기 전반의 일본 화가들에게 감화를 끼쳤던 대표적 인물로 믿어진다.
이 밖에도 초상화를 잘 그렸던 9세기 후반의 백제상량(百濟常良), 화소(畫所)에 소속되었던 10세기 말경의 백제왕위효(百濟王爲孝) 등 ‘백제’의 성을 지닌 인물들이 일본에서 활약하였음을 보면, 모두 하성의 후예가 아닐까 추측되나 확인되지 않는다.
하성을 비롯한 이들의 존재는 일본의 고대 회화와 문화에 있어서 백제계 인물들의 공헌이 매우 컸음을 말해주는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