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연구논고 ()

근대사
문헌
사회학자 이상백이 한국문화사에 관해 저술하여 1947년에 간행한 학술서.
정의
사회학자 이상백이 한국문화사에 관해 저술하여 1947년에 간행한 학술서.
개설

1947년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에서 간행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저자가 일찍이 『진단학보』 등 몇몇 학술지에 발표한 고려 말 조선 초의 사상사·사회사·신분사 등, 이른바 문화사(저자의 규정)에 관한 4편의 논문을 집대성한 논문집이다.

내용

내용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제1편 「유불양교교대(儒佛兩敎交代)의 기연(機緣)에 대한 일연구」에서는 1,000년 이상 민족의 종교·신앙·사상·문화를 지배해 온 불교가 조선왕조 건국 후 돌연 유교에 의해 그 지배적 위치를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그 뒤 계속하여 탄압·경멸되기에 이르는 여러 과정과 국면을 기술한 뒤, 그러한 대변혁의 계기 또는 기연을 구명하였다.

저자는 거기에서 유교와 불교 각각의 본질이나 내용에서 양교교대의 불가피성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왕조 교체와 관련된 사상적 조류, 사회적 조건, 정치적 요소, 이데올로기 등에 있어서의 변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저자는 고려 말에 태동한 척불운동(斥佛運動)으로부터 조선조 태종의 척불정책에 이르는 일정 기간에 있어서의 불교의 쇠퇴를 일관성 있게 같은 맥락에서 다루었다.

제2편 「서얼차대(庶孽差待)의 연원(淵源)에 대한 일문제」에서는 조선조 전통사회의 신분제도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회학적 관심의 표현으로서, 조선조 신분제도의 특징 중 하나인 서얼차별제도 또는 적서차별제도의 실상을 기술하고, 그 원인 또는 기원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서얼차대의 주요 원인을 무엇보다 조선조 초기 양반지배층 내부에 있어서의 형식적인 귀천의식의 고조(高潮)에서 찾았다.

그러한 귀천의식에 상응하는 적서차별은, 궁극적으로는 사대부층의 관직 독점욕과 깊은 연관을 지닌 것으로 풀이한다.

저자는 성종조에 제정된 서얼금고법(庶孽禁錮法)도 따지고 보면 관제에 있어서의 서얼의 지위에 제한을 가하는 이른바 한품서용(限品敍用)이 그 주요 내용이라고 규정하였다. 나아가 서얼차대의 비리(非理)를 예증하고 저간에 일어난 적지 않은 서얼의 반항운동에 대해서도 논급하였다.

제3편 「재가금지습속(再嫁禁止習俗)의 유래(由來)에 대한 연구」에서는 사회학자 또는 사회사학자로서의 저자의 시각과 관심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과부재가금지의 기원 또는 연원을 멀리 태종·세종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탐색한 뒤, 성종조에 와서 극단화되었음을 밝혔다.

즉, 성종조에 이르면 재가금지관행은 극단으로 치달아, 이를테면 재가녀의 자손까지도 과거에 응시할 수조차 없게끔 못 박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관행의 제도화·공식화야말로 재가금지에 가장 유효하게 작용했으며, 거기에 더하여 상민층까지도 재가를 이른바 부덕을 훼손하는 행위로 간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재가금지습속은 궁극적으로는 형식적 예론(禮論)에 기운 유교 이데올로기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제4편 「정도전론(鄭道傳論)」은 조선왕조 건국의 절대적 공신의 한 사람이었던 정도전이 태종조의 이른바 무인란(戊寅亂)과 관련,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원인을 밝혔다. 저자는 무인란의 비사실성을 지적함으로써 정도전 제거의 목적이 다른 데에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즉, 정도전은 역신(逆臣)이나 천얼(賤孽)이었기 때문에 제거된 것이 아니라, 태종 및 그 일파와의 이해대립 때문에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도전의 비참한 최후, 그리고 사후까지도 계속된 학대는 왕조의 권력이 왕조 창건자 및 그 일파를 떠나 반대파의 수중으로 넘어간 사실, 말하자면 권력관계 또는 역학관계의 변이에 그 원인이 있었다고 풀이하였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저자가 광복 후 역사철학의 확립과 역사학의 과학화를 강조하면서(서문 참조) 내놓은 대표적인 저서의 하나이다.

한국사에 관한 역사학과 사회학의 종합적 접근 또는 한국사에 관한 사회사적 연구로서, 그 방면의 선구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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