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어(副詞語)라고도 한다. 체언을 꾸며 주는 일을 담당하는 수식어(修飾語)와 짝이 되는 문장성분으로서 주어 · 서술어 및 목적어 등을 문장의 근간성분(根幹成分), 또는 주성분이라 한다면 한정어는 수식어와 함께 부속성분(附屬成分)이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문장을 이룸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보조적인 요소이다.
한정어가 될 수 있는 것은 부사이거나, 부사와 같은 기능을 하는 체언 및 용언이다. “더 기다리자.”나 “훨씬 더 크다.”의 ‘더’나 ‘훨씬’과 같은 부사는 애초부터 용언이나 다른 부사를 꾸미는 품사이므로 자동적으로 한정어 노릇을 한다.
그러나 체언이나 용언도 어떤 조사와 어미를 취하느냐에 따라 한정어 노릇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기다리자.”나 “앉아서 기다리자.”에서의 ‘여기에서’와 ‘앉아서’가 각각 용언 ‘기다리자’를 꾸며 줌으로써 훌륭히 한정어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체언으로 하여금 한정어의 기능을 하도록 하는 조사로는 처격조사(處格助詞), 구격조사(具格助詞) 등 이른바 부사격조사(副詞格助詞)들이다. “안방에 모였다.”, “안방으로 모여라.”, “안방에서 놀자.”, “붓으로 썼다.”, “독서로 소일한다.”, “무엇으로 보이니?” 등에서 ‘에 · 에서 · 으로’ 등이 체언으로 하여금 한정어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이 그 대표적 예들이다.
“누구한테 갔니?”, “언니한테서 들었다.”, “그 책임은 나에게 있다.”, “친구처럼 지낸다.”, “사람보다 낫다.”, “잣나무는 소나무와 다르다.” 등의 ‘한테 · 한테서 · 에게 · 처럼 · 보다 · 와’ 등도 부사격조사로서 체언들로 하여금 한정어 노릇을 하게 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들 조사가 없이도 체언이 직접, 또는 특수조사만 결합한 상태로 한정어 노릇을 할 때도 있다. “시골 좀 다녀왔어.”, “그것 나 주겠니?”, “설악산도 갔다 왔어요.” 등의 ‘시골 · 나 · 설악산’이 각각 훌륭히 한정어 노릇을 하고 있음이 그 예이다. 이들에게는 ‘에 · 에게’ 등의 조사가 생략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용언으로 하여금 한정어의 기능을 갖도록 하는 어미는 이른바 부사형어미로 ‘―아, ―게, ―지, ―고’가 있다. ‘높아 보인다, 높게 뛰어라, 높지 않다, 알고 있다’ 등에서 ‘높―, 알―’이 이들 어미에 의하여 뒤의 용언을 꾸미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그 예들이다.
그러나 만일 이 ‘―아, ―게, ―지, ―고’가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게 크게 말해라. ”에서처럼 한 문장을 이끌 때에는 그 용언을 한정어라 하지 않는다. 한정어는 한 단어가 문장에서 어떤 구실을 하느냐에 따라 분류된 이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