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서문·발문이 없어 편자 및 필사시기는 알 수 없다. 경상북도 김천시의 벽진이씨종가에 있다.
시 166수와 산록(散錄) 1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대개 시국을 개탄하고 자신의 불우를 한탄하는 내용이다.
「관시(觀市)」는 시장이 번창하여지고 교환하는 물건이 풍부하여 서민들의 생활이 다소간 나아졌으나, 지난날의 소박한 풍습과 아름다운 인심이 사라져감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이고, 「야화(夜話)」는 예수교의 팽창이 유도(儒道)의 시행에 장애가 되고, 외세의 침입으로 국권이 침식되어감을 한탄한 것이다.
또한, 「동지(冬至)」와 「동지후즉경(冬至後卽景)」에도 변함없이 순환하는 자연에 비하여 국운은 점차로 멸망을 향하여 기울어져감을 탄식한 내용이 있다. 그 밖에 「하계곡(下雞谷)」·「송객유회(送客有懷)」·「술회(述懷)」 등이 있다.
「산록(散錄)」은 일정한 형식이 없이 수시로 생각나는 것을 기록한 글인데, 주로 학문과 수신(修身)·제가(齊家) 등에 관한 내용이다.
이 글 가운데는 우리나라 선현들의 학문하는 태도를 송나라 현인과 비교하여 이황(李滉)은 정호(程顥)에, 이이(李珥)는 주돈이(周敦頤)에, 송시열(宋時烈)은 주희(朱熹)에 각각 비유하여 언급하였다.